전설의 여배우 메릴린 먼로(1926∼1962)가 살아 있다면 90세 생일을 맞는 6월 1일에 즈음해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먼로의 유품들이 세상에 나온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먼로의 미공개 유품이 이달 말부터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등지에서 순회 전시회를 갖고 11월 미 로스앤젤레스에서 경매에 부쳐질 예정이라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매를 주관하는 LA 경매업체 줄리언 옥션 측은 "먼로가 1962년 사망한 후 지금까지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것들"이라고 말했다.

이들 물품은 먼로의 연기 선생이었던 리 스트라스버그와 그의 부인이 간직해왔던 것이라고 줄리언 옥션은 밝혔다.

NYT에 공개된 일부 물품 가운데는 먼로가 가지고 다녔던 금빛의 작은 핸드백이 있다.

안에는 동전 2개, 필립모리스 담배 8개, 립스틱과 플라스틱 빗, 페이스파우더를 얼굴에 바를 때 사용하던 퍼프가 그대로 남아 있다.

또 그녀가 모델과 영화배우로 활동하며 입었던 옷과 구두는 물론 고통스러웠던 사생활을 엿보여주는 메모와 편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먼로가 영화 '사랑합시다'를 촬영하던 1960년 3월 2일 식료품점에서 LA 베벌리 힐스 호텔로 식품을 배달시킨 후 받은 영수증도 나온다.

베이컨과 라드(요리용 돼지기름)를 사고 2.29달러를 지불한 것으로 돼 있다.

먼로는 1961년 3월 2일 의사에게 보낸 편지에서 뉴욕 '페인 휘트니 정신과'에 머물렀던 기간의 심정을 털어놓았다.

먼로는 "내가 저지르지도 않은 범죄 때문에 감옥에 갇힌 느낌"이었다면서 퇴원시켜주지 않았다면 의자로 유리를 깨부순 후 유리조각으로 자해소동을 벌였을지도 몰랐다고 고충을 호소했다.

그러면서도 "내가 여배우인데 스스로 내 몸을 망가뜨리지는 않았겠죠"라고 썼다.

먼로가 가진 고가품 가운데는 71개의 다이아몬드가 박힌 팔찌형 백금 손목시계가 나왔다.

먼로가 세 번째이자 마지막 남편인 극작가 아서 밀러와 결혼생활을 시작한 직후인 1956년 메모도 눈길을 끈다.

먼로는 이 메모에서 "나는 늘 누군가의 아내가 된다는 것을 몹시 두려워했던 것 같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을 삶에서 배웠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먼로는 1961년 밀러와 이혼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quint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