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 "트럼프와의 대결에선 진실이 힘을 갖지 못해" 주장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비대칭 전쟁'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칼럼니스트인 찰스 블로는 16일(현지시간) '트럼프의 비대칭 전쟁'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그같이 말하고 "전통적인 형태의 정치공격은 트럼프에게 먹히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미국 민주당의 진보 인사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트위터상에서 트럼프 공격에 나섰지만 '쓸데없는 노력'이 될 우려가 크다고 그는 말했다.

트럼프와의 대결에서는 '진실'이 힘을 갖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블로는 "트럼프는 알맹이가 없고, 앞뒤가 다르며, 정직하지 않을 뿐 아니라 허점도 많은 사람"이라면서 "그런데도, 그의 지지자들은, 좀 더 심하게 말하자면 그것 때문에 그를 지지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공약 뒤집기'를 하고 무슬림 입국금지 등 증오에 찬 공약을 쏟아내지만, 이것들 역시 그를 무력화하지 못한다는 견해를 보이면서 "그는 '속임수의 미학'을 정치의 새로운 표준으로 찬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화당 주류의) 교활한 낙마 작전에도 그가 흔들리지 않은 것은 이 때문"이라면서 "그를 이제 히틀러에 비유하려 하지만, 그 어떤 시도도 여론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로는 사람들이 '선(善)이 잠시 악(惡)에 가려져 있는 것으로' 트럼프 현상을 받아들이는 것을 경계했다.

트럼프 현상은 그의 언행이'악'에 가깝지만, '선'이 마치 '트로이의 목마'처럼 그 속에 숨겨져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라고 블로는 분석했다.

또 속고 있다는 느낌 없이 지지자들을 설득해내는 것 또한 트럼프가 높은 지지를 받는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지금까지 미국이 해결하지 못한 난제들이 마치 간편히 해결될 것처럼 '환상'을 심어준 정치인들도 비판하면서, 그런 난제에 좌절한 미국인에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는 트럼프의 간단한 메시지는 호소력을 갖는다고 분석했다.

또 트럼프 지지자들은 '교묘하게 속고 있는 게 아니라, 의도적으로 눈을 감고 있는 것'이라는 견해도 보였다.

그는 이들 지지자에게 아무리 '사실'을 제공해봐야 이들이 그릇된 정보를 토대로 정한 '트럼프 지지'를 철회할 것으로 보지 않으면서 "거짓말 즐기기를 더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진실을 깨우침의 도구로 사용하기는 어려운 것"이라고 개탄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quint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