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르드 총재 "리콴유, 부패 '무관용' 정책 본보기 될수 있을 것"

세계적으로 연간 1조5천억 달러(약 1천749조 원)~2조 달러(약 2천332조 원)의 뇌물이 오가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국제통화기금(IMF)이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AFP, 교도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IMF는 파나마 페이퍼스 유출을 계기로 작성한 "부패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세계의 뇌물 규모를 이같이 추산했다.

이는 세계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 정도에 해당하는 것이다.

IMF는 보고서에서 부유한 나라와 가난한 국가 모두에 만연한 뇌물과 부정이득을 비롯한 다른 부정행위들이 경제성장을 제한하고 건전한 정부정책을 해치고 있다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 뇌물은 과세를 피할 목적으로 제공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정부의 세수감소를 초래한다고 지적하고 국제사회가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12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열릴 반부패 정상회의를 앞두고 준비한 성명에서 "부패가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잘 알려져 있지만 간접적인 비용은 훨씬 더 실질적으로 국가와 사회를 약화시켜 저성장과 더 큰 소득 불평등을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부패가 많은 국가에서 고질적 문화 현상이라는 개념을 일축하면서 부패에 대처하는 방법을 찾는 것은 다양한 배경의 문화와 국가를 초월하는 공통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를 예로 들면서 "그는 싱가포르에 부패가 만연하던 시기에 부패에 대한 무관용(Zero- tolerance) 정책을 실시하고 경쟁력 있는 국가를 건설하는데 성공했다"고 지적, 부패에 대한 `무관용' 정책이 하나의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IMF 보고서는 부패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계량화하기는 어렵지만 경제가 굴러가도록 하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는 주장에도 불구, 전반적인 영향은 매우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뇌물비용만도 경제적 산출량을 재는 광범위한 지표인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2%를 넘는다면서 뇌물은 부패한 자금이어서 흔히 외국의 조세회피처로 빠져나가 성장에 기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부패는 경제의 비효율성을 영구화하고 공공정책을 해치며 불평등을 악화시키고 국내외 투자가들을 쫓아 낸다고 지적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투자가들은 일단 투자를 하고 나면, 뇌물을 제공하라는 공갈을 당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주는 국가를 찾는다"면서 "만연한 부패는 건전한 재정정책 수행을 어렵게 하기 때문에" IMF는 반부패에 관한 지침을 포함, 각국의 부패추방 노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공무원의 급여를 올리고 반부패특별법원을 설립하거나 다른 나라에서 부패를 저지르는 기업을 처벌하는 등의 접근법은 많은 국가에서 반부패에 효율적인 것으로 입증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lhy501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