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10일(현지시간) 11월 대선 이전에 자신의 납세 내역을 공개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트럼프의 '세금 의혹'은 공화당 경선과정에서 문제가 됐던 사안 중 하나로, 그의 약점 중 하나로 거론된다.

트럼프는 이날 AP 통신 인터뷰에서 납세 내역 공개 관련 질문에 "별로 새로울 게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국세청의 정기 감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11월 대선 전까지는 납세 내역을 공개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사가 끝나면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통신과 의회전문지 더 힐(The Hill) 등 주요 언론은 12일 트럼프가 11월 대선 전에는 납세 내역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트럼프는 그동안 "감사가 끝나는 대로 최대한 빨리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트럼프의 세금 의혹은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지난 2월 처음 제기한 뒤 경선 경쟁자였던 테드 크루즈(텍사스),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이 일제히 공격하면서 뜨거운 쟁점으로 부상했었다.

롬니 전 주지사는 당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세금에 '폭탄'(bombshell)이 있을 거라고 믿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며 "그의 재산이 자신이 말한 것에 한참 못 미치거나 내야 할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것일 수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크루즈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그동안 트럼프가 갱단이나 마피아와 거래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많이 나왔었다"면서 "트럼프의 납세신고서에는 아마도 보도된 것보다 훨씬 광범위한 거래 내역이 담겨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가 납세 내역을 공개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이 사안이 본선 과정에서 뜨거운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물론 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트럼프의 세금의혹을 물고 늘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