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인터뷰 "본선서도 대규모 유세에 집중…정부 선거보조금 안 받아"

공화당 대선주자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는 10일(현지시간) 함께 대선에 나설 부통령 후보군을 '5∼6명으로' 좁혔다고 말했다.

모두 정치 경험이 많은 인물들이라고 설명했으며, 공화당 경선 레이스를 중도 하차한 후 자신을 지지하는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의 지명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이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7월 발표하겠다고 밝힌 러닝메이트 후보군에 대해 "내가 바라는 사람(후보)들의 명단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지난 4일 ABC방송 인터뷰에서 러닝메이트는 정치인 중에서 고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날도 대통령으로 당선될 경우, "워싱턴DC 정치권과 통하고 입법을 도울 수 있는" 부통령을 원한다면서 정치적 경륜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선출직 공직자 출신이라면 유권자와 언론, 정부 안에서 검증된 후보로 볼 수 있다는 견해를 보이면서 "지난 20년 이상 계속 검증을 받아온 사람들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AP는 트럼프가 경선 기간 내내 척을 졌던 공화당 기득권층과도 협력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부동산재벌인 그는 다만 "내게 기업가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인터뷰에서 러닝메이트 후보군의 이름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크리스티 주지사를 전날 대선 당선시 '정권 인수위원회 위원장'으로 인선한 것은 그를 부통령 후보에서 배제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 "전혀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러닝메이트 인선을 서두르지 않겠다면서 "(7월) 전당대회가 실제 열릴 때까지는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 같다.

그 이전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캠프 선대본부장인 코리 르완도스키 중심의 '인선그룹'이 후보자를 가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공화당 주자였던 의사 출신의 벤 카슨도 이 그룹에 속해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본선에서 정부의 선거보조금(public financing)을 지원받지 않겠다는 의사도 처음으로 분명히 밝혔다.

정부 선거보조금을 받을 경우 선거자금 모금에 걸리는 시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지만 대신 후보 개인차원의 자금 조달에 제한을 받는다.

트럼프는 "선거 운동을 위해 납세자들의 돈을 받는다는 생각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본선 전략과 관련해서는 경선 때와 마찬가지로 수천 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시끌벅적한 대규모 유세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나에게 최선의 투자는 내 유세"라며 "(유세에 왔던) 사람들이 집에 가서 친구들에게 너무 좋았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이에 반해 지난 2008·2012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 받는 데이터 활용 전략에는 '제한된' 자금만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데이터 활용 전략이) 과대평가됐다고 전부터 생각해왔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그의 데이터 처리기가 예측한 것보다 훨씬 많은 표를 받았고, 나 역시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본선 전에 자신의 소득 신고서를 공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며 "새로 나올 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소득 신고서를 공개하라는 일각의 주장에 현재 회계감사가 진행 중인 점 등을 들어 거부 의사를 밝혀왔다.

이날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본선 상대로 유력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한 부정적인 광고를 제작하지 않을 것이라며 "(반대 광고가) 별로 효과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으나 이날 트럼프 측은 인스타그램에 클린턴 전 장관의 리비아 관련 '거짓말'을 공격하는 광고를 올렸다고 AP는 전했다.

(뉴욕·서울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고미혜 기자 quintet@yna.co.kr, mih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