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스테이트' 플로리다·오하이오·펜실베이니아에서 초박빙 접전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의 사실상의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 승부를 좌우할 플로리다와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등 3대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에서 박빙의 접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10일(현지시간) 나타났다.

'스윙 스테이트'는 선거를 할 때마다 지지정당이 그네처럼 왔다 갔다 하며 바뀌는 '경합주'이자 최대 승부처이다.

6개월 정도 남은 미 대선 레이스가 각종 가상대결에서 앞서고 있는 클린턴 전 장관의 독주가 아니라 예측불허의 치열한 '혼전'이 될 수 있음을 예고하는 조사 결과다.

퀴니피액대학이 4월27∼5월8일 플로리다 유권자 1천51명, 펜실베이니아 1천77명, 오하이오 1천42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은 플로리다와 펜실베이니아에서 각각 43%대 42%로 트럼프를 1%포인트 앞섰다.

오하이오에서는 트럼프가 클린턴 전 장관을 43%대 39%로 4%포인트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측은 "선거가 6개월 남은 현재 두 주자가 주요 3개 스윙 스테이트에서 박빙의 접전 중"이라며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에서 2008년, 2012년 당시 공화당 후보보다 선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클린턴 전 장관이 지난 20년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모두 승리한 19개 주에다 스윙 스테이트인 플로리다의 승리만 챙기면 손쉽게 승자가 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19개 주의 선거인단 242명에 더해 플로리다의 선거인단 29명을 추가하면 총 선거인단 538명의 과반인 270명을 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퀴니피액대학의 조사 결과를 보면 플로리다의 민심은 아직 누구의 손도 확실히 들어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플로리다는 콜로라도와 함께 1992년∼2012년 6차례의 대선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를 3번씩 지지한 곳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4년 전 전체의 17%를 차지하는 히스패닉 유권자들 사이에서 60%대 39%의 압도적 우세를 보였는데도, 전체적으로는 겨우 1%포인트 이기는데 그쳤다.

승부의 열쇠를 쥐고 있는 히스패닉 인구가 이번에는 더욱 늘어난 것으로 알려져 멕시코 이민자를 강간범으로 부르거나,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쌓자는 주장을 펼친 트럼프의 고전이 예상된다.

다른 스윙 스테이트인 오하이오와 펜실베이니아는 대표적인 '러스트 벨트'(rust belt·쇠락한 공업지대)다.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에서 과거 공화당 후보보다 선전하는 것도 그가 보호무역을 기치로 일자리 유출을 막겠다고 주장해 백인 노동자층의 열렬한 지지를 끌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오하이오 역시 1990년대 이후 제조업 일자리가 30만 개나 줄어든 지역이어서 트럼프의 호소가 먹히는 지역이다.

한편 '스윙 스테이트'에 포함되는 주는 29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플로리다를 비롯해 오하이오(18명), 펜실베이니아(20명), 버지니아(13명), 콜로라도(9명), 네바다(6명), 위스콘신(10명), 노스캐롤라이나(15명), 아이오와(18명), 뉴햄프셔(4명) 등이다.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