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 새스 상원의원 "트럼프-힐러리 아닌 제3후보 나와야" 촉구

미국 공화당이 '제3 대선후보' 논란으로 시끄럽다.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사실상 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상황이지만, 그에게 여전히 거부감을 가진 일부 주류 진영의 인사들이 제3후보 필요성을 드러내놓고 제기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워싱턴 이그재미너 등에 따르면 당내 대표적 '반(反)트럼프' 인사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전날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만찬 행사에서 "나는 현 시점에서 두 정당의 어떤 후보도 지지할 생각이 없다"면서 "현 상황에 경악할 뿐이다.

더 좋은 선택이 있기를 바라고, 어떤 식으로든 일이 잘되길 바라는데 현 시점에서는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내가 후보 지명자라고 자신 있게 믿을 수 있는 누군가를 찾을 수 있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롬니 전 주지사는 이미 트럼프 후보 지명을 위한 오는 7월 전당대회에도 참석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벤 새스(네브래스카) 상원의원도 같은 날 밤 트위터에서 공화, 민주 양당을 싸잡아 비판하면서 양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말고 합리적인 제3의 인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두 정당은 마치 집안에 큰불이 났는데도 (불을 끌 생각은 하지 않고) 벽의 페인트를 무슨 색깔로 칠할지를 놓고 싸우는 오래된 부부와 같다"면서 "중도적 인사, 즉 양당의 주자인 부정직한 두 진보주의자보다 더 보수적인 인물이 나온다면 기쁘게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제3후보가 나설 수 있는 공간이 있다"고 주장했다.

새스 의원은 트럼프를 "불안정하고 위험한 인물"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 공화당 경선주자였던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겠다며 반트럼프 기조를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이와 같은 당내 '네버 트럼프'(Never Trump) 기류는 전직 대통령과 대선후보들, 특히 당 1인자인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까지 '트럼프를 지지하지 못하겠다'고 공개 선언하면서 더욱 강해지고 있다고 의회전문지 더 힐(The Hill)이 전했다.

라이언 의장은 전날 CNN 인터뷰에서 "현재로서는 트럼프를 지지할 수 없으며 그럴 준비가 돼 있지 못하다"고 밝혔다.

트럼프를 둘러싼 당의 적전분열 양상 속에 제3후보론까지 나오자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은 이날 폴리티코 주최 조찬모임에서 "민주당의 대선 승리만 돕는 꼴"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당의 단합을 촉구했다.

그는 트럼프와 라이언 의장이 이견을 해소하고 단합할 수 있도록 자신이 중재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그 장소는 내 사무실이 될 수도 있고 다른 곳이 될 수도 있다.

아무튼, 우리는 단합을 위한 모임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당 전국위 대변인인 션 스파이서는 CNN 인터뷰에서 "내가 알기에는 양측이 다음 주에 회동하기 위해 구체적인 날짜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리버스 위원장은 이날 조찬모임에서 트럼프가 전날 멕시코 기념일인 '신코 데 마요'(1862년 5월5일 푸에블라 전투에서 프랑스군을 상대로 승리한 날)를 기념해 타코를 먹는 사진과 함께 '히스패닉을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트위터 등에 올린 것을 거론, "정말로 그가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주류 진영의 트럼프 수용을 촉구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