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는 "협력 더해야"… 러시아에는 "긴밀한 유대" 과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5일 중국을 찾아온 미국과 러시아의 주요 인사를 잇달아 접견, 두 나라와의 관계 개선 및 협력 강화 의지를 피력했다.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미국 월트 디즈니의 최고경영자(CEO)인 로버트 아이거와 세르게이 나리슈킨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의장과 각각 개별적으로 면담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6일 전했다.

시 주석은 미·중 무역전국위원회 부회장을 겸하는 아이거와 면담에서 "미·중 관계는 총체적으로 양호한 발전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미·중 양국의 이익은 매우 깊이 융합돼 있으므로 협력해야 하고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매우 넓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미 협력은 큰일을 성사시킬 수 있다"며 "우리는 대국적인 견지에서 공동 이익을 수호·개발하고 실질적 협력을 심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해 양국 간 협력을 더 해 나가야 한다는 쪽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또 "중국은 외국 기업, 기구, 외국인에 대한 중국과의 교류 협력에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며 양국 간 투자협정(BIT)의 조속한 체결도 희망했다.

아이거 CEO는 "미중간 긴밀한 경제협력은 매우 중요하다"며 오는 6월 개장을 앞둔 상하이(上海) 디즈니랜드가 안전하고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나리슈킨 의장과 만나서는 '신밀월'을 구가하는 중러 관계의 긴밀한 유대관계에 방점을 찍었다.

우선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안부를 전해달라는 인사로 운을 뗀 뒤 "양국 간 전면적 전략 협력동반자 관계가 높은 수준으로 발전하는 것은 양국민의 공동희망. 양국 발전 수요, 세계평화, 발전, 협력, 공영의 역사적 조류에도 모두 부합한다"고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올해 중러 선린우호 협력조약 체결 15주년을 맞아 양국관계의 장기적이고 건강한 발전을 위한 사회 민의의 기초를 튼튼히 해 나가길 희망한다"는 메시지도 전했다.

나리슈킨 의장도 푸틴 대통령의 안부를 전하면서 "현재 중·러 관계는 역사상 최고의 시기를 맞고 있다"며 "양국관계는 국가 간 발전의 모범이며 세계의 평화·안정을 수호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화답했다.

시 주석의 이 같은 메시지는 미·중 관계, 중·러 관계의 현주소를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인권 문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 등에서 갈등을 빚고 있으나 러시아와는 정상 간의 긴밀한 유대를 바탕으로 서방과의 대결에서 보조를 함께하며 정치, 외교, 군사, 경제협력 등에서 '신밀월' 관계를 구가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