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자금 기부 독려 이메일에서…'트럼프 저지 기금' 이름도 붙여

미국 민주당 대선주자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의 선거운동본부에서 공화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를 이기려면 "죽도록 싸워야" 한다며 지지자들을 독려하고 나섰다.

5일(현지시간) 미국 보수매체 워싱턴프리비컨 등에 따르면 클린턴 선거운동본부는 최근 지지자들에게 발송한 이메일에서 자금 기부를 요청하며 "여러분의 기부는 단순히 돈을 보내는 일이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죽도록 싸울(fight like hell) 준비가 돼 있음을 보이는 행동"이라고 당부했다.

클린턴 선거운동본부는 "16명의 공화당원이 트럼프를 막으려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이제 우리에게 달렸다"고도 말했다.

이날 별도로 발송한 이메일에서 클린턴 선거운동본부는 지지자들에게 새로 소액 기부를 요청하며 '트럼프 저지 기금'의 조성을 시작한다고도 밝혔다.

본부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돼서 이민자를 내쫓거나, 임신중절을 했다는 이유로 여성을 처벌하거나, 이슬람교 신자의 입국을 불허하는 등의 행동을 할 권한을 갖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자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여러 여론조사에서는 대체로 클린턴 전 장관이 트럼프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앞으로의 선거운동 과정에 따라 이런 결과는 얼마든지 달라질 여지가 있다는 게 미국 정치분석가들의 의견이다.

미 여론조사기관 라스무센이 최근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가 41%의 지지율을 기록해 39%를 얻은 클린턴 전 장관을 앞섰지만, CNN 방송과 다른 여론조사기관 ORC의 조사에서는 54%대 41%로 클린턴 전 장관이 트럼프에 앞섰다.

전날부터 클린턴 선거운동본부는 트럼프를 공격하는 내용의 영상 광고를 집행하기 시작했다.

'힐러리 대 트럼프' 구도가 형성된 이후 처음으로 클린턴 전 장관 측에서 만들어낸 2편의 영상 광고들 중 한 편은 트럼프의 발언들 중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내용들을 모았고, 다른 한 편은 공화당 인물들이 트럼프를 비판하는 발언들로 구성됐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