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대일로' 협력강화…미·일 견제 포석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분냥 보라치트 라오스 신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양국관계를 '운명공동체'로 규정하며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4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공식 방문한 분냥 라오스 대통령 겸 라오인민혁명당(LPRP) 서기장과 정상회담에서 같은 공산권 국가인 양국 간 긴밀한 유대관계를 강조하며 이같이 합의했다.

시 주석은 "올해 수교 55주년을 맞은 중국과 라오스는 공산당이 영도하는 사회주의 국가로 이상 신념, 발전과정, 앞으로의 운명 등에서 공통점이 많다"면서 "양국간 전통적 우의는 시대의 변화와 국제사회의 정세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은 '좋은 친구, 좋은 동지, 좋은 동반자'란 정신으로 라오스와 함께 선대의 유업을 계승·발전시키고 미래를 개척해 나가길 희망한다면서 "양국간 전면적 전략적 협력의 깊이와 폭을 넓혀 나감으로써 견고한 양국간 운명공동체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일대일로'와 라오스의 사회발전 전략, 중국의 '13차 5개년 계획'(13.5 규획·2016∼2020년)과 라오스의 제8차 5개년 계획과의 접목을 통해 실질적인 경제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메콩강 유역에 있는 라오스는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국가로 중국은 지난해 라오스와 총연장 418㎞의 철도를 건설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라오스는 전통적으로 중국과 가깝지만 최근 미국과 일본 등이 관계를 부쩍 강화하며 중국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중국으로서도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할 필요가 더 커지는 상황이다.

시 주석은 올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의장국인 라오스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해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 대한 라오스 측의 협조를 간접적으로 당부했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중국은 최근 왕이(王毅) 외교부장의 라오스 방문을 통해 라오스와 캄보디아, 브루나이 등 3개국으로부터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서 중국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반응을 끌어낸 바 있다.

지난달 20일 취임 후 첫 방문국으로 중국을 선택한 분냥 대통령도 양국 간 경제 협력, 우호 관계 발전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며 중국을 중시한다는 메시지를 피력했다.

양국은 두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분야별 협력·협정을 체결했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 앞서 분냥 대통령을 위해 인민대회당 광장에서 공식 환영식도 베풀었다.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