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기업, 오송 공동연구소 건립 위한 법인 설립 준비
법인 계좌 개설되면 첫 투자금 200만 달러 곧 입금될 듯

정부가 원화계좌 자본거래를 허용하면서 작년에 협약하고도 지지부진했던 이란의 충북 오송 투자가 속도를 내게 됐다.

정부와 이란 중앙은행과의 추가 협의로 규제의 빗장이 풀리면 우선 200만 달러(22억7천740만원) 규모 첫 투자금이 곧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4일 충북도와 충북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정부의 '외국환 거래 규정' 개정·시행으로 국내와 이란의 쌍방향 투자가 모두 가능해졌다.

이번 조치로 우리·기업은행에 개설된 이란 중앙은행 원화계좌의 결제 범위가 경상 거래에서 자본거래까지 확대됐기 때문이다.

다만 자본거래 중 지분취득, 시설투자, 부동산 취득 등을 위한 투자금 송금은 정부 차원에서 이란 중앙은행과의 추가 협의를 남겨 놓고 있다.

이 절차가 완료되면 이란 투바전통의학기업이 오송에 투자하기로 한 첫 투자금 200만 달러 입금이 즉시 이뤄질 수 있다.

앞서 필요한 행정 절차가 남아 있기는 하다.

이란 측은 충북도와 지난해 4월 향후 10년간 오송에 20억 달러(2조2천78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협약했다.

이란 전통의학 공동연구소를 비롯해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에 적합한 신약 제품화 공장 건립, 임상병원 설립, 복제약 생산을 위한 투자에 나선다는 게 협약의 핵심 내용이다.

첫 투자금 200만 달러는 이중 공동연구소 설립에 필요한 자본금이다.

공동연구소 설립을 위해서는 우선 비영리법인이 필요한데 현재 이란 측이 미래창조과학부에 제출하기 위한 법인 설립 신청서를 준비하고 있다.

차질없이 법인 설립을 마치고 법인 계좌까지 개설되면 비로소 이란으로부터 투자금이 들어올 수 있는 여건이 모두 조성된다.

이란 투바전통의학기업의 사업 파트너인 충북경자청은 이 투자금이 들어오면 오송 신약개발지원센터에 임시 연구소를 차린 뒤 주변 부지를 매입, 공동연구소를 신축한다는 구상이다.

이후 연구 진행 결과에 따라 시설 확대를 위한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절차를 밟게 된다.

충북도 관계자는 "투자금 송금이 가능하도록 금융 여건이 개선된 만큼 조속히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이란 측의 부수적인 절차 이행을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이런 이란의 '충북 투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충북기업의 이란 진출 길을 본격적으로 모색하고자 오는 14∼20일 이란·터키 방문길에 오른다.

이 지사는 투자 유치를 위한 기업체 접촉에 이번 출장의 초점을 맞췄다.

충북도는 이번 방문에서 이란 마잔다란주와 자매결연도 추진하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jeon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