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 공화당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민주당 유력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향해 또다시 '여성 카드'를 거론하며 공격했다.

트럼프는 1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선데이' 인터뷰에서 "클린턴은 여러 면에서 일을 엉망으로 했다"며 "'여성 카드'를 활용하는데 잘 하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클린턴이 여성이 아니었으면 지금 레이스에 있지도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클린턴 전 장관은 "거리낌 없이 행동하고 말하는 남성들을 많이 봐왔다"며 트럼프의 공격을 일축했다.

트럼프는 지난달에도 "솔직히 클린턴이 남자였다면 5%의 득표도 못 얻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녀가 밀어붙이는 유일한 카드가 '여성 카드'"라며 "그런데도 많은 여성은 그녀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공격했다.

트럼프 캠프의 고문인 새라 허커비 샌더스도 이날 ABC방송의 '디스 위크'에 출연해 트럼프의 이러한 발언에 힘을 실었다.

그녀는 "트럼프는 버니 샌더스 캠프가 수개월 동안 이야기해온 것을 지적하는 것"이라며 "힐러리 클린턴이 여기까지 온 가장 큰 동력은 그녀가 여자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측은 여성 카드 공격이 클린턴의 자질에 의구심을 싹트게 해 남성 유권자는 물론 전통적으로 공화당을 지지해온 백인 여성 사이에서 클린턴의 지지기반을 약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

그러나 오히려 트럼프가 이러한 공격을 통해 '여성 카드'를 휘두르고 있다는 반발도 만만치 않다.

트럼프가 클린턴 못지않게 여성 유권자에게 인기가 없다는 점도 여성 카드 공격의 유효성을 의심하게 한다.

지난달 CBS 여론조사에 따르면 백인 여성 가운데 클린턴 전 장관을 지지하겠다고 답한 사람은 50%,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39%였다.

트럼프는 그러나 이날 "일단 본선에 가면 수치가 바뀔 것"이라며 "클린턴의 지지율이 어떻게 변하는지 두고 보라"고 자신했다.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mih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