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지도부 인선 앞둔 전초전 관측도…공청단 '반격' 동향도

중국 권력서열 2위인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친정'으로 분류되는 중국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의 올해 예산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대폭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2일 봉황망(鳳凰網)에 따르면 '공청단 중앙'은 최근 발표한 예산자료에서 올해 일반공공예산 재정지출금(정부 배정)이 3억627만 위안(약 539억원)으로, 지난해 집행액 6억 2천413만 위안(1천99억원)보다 50.93%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행정관리비용 등이 포함된 일반공공서비스 지출금이 지난해 5억428만 위안에서 2억2천790만 위안으로 54.81% 감소했다.

'공청단 중앙'은 일반 공공예산 재정지출금이 대폭 감소한 주요 원인에 대해 "(공청단의) 대학생 지원서비스 서부계획 프로젝트가 '부문예산항목'에서 '일반이전지출항목'으로 변경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보도가 중국 공산당이 공청단에 대한 대대적인 조직개혁에 나섰고 이에 대해 공청단의 반발 기류가 감지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지난달 공청단 중추인 중앙서기처를 상대로 현장 감찰을 진행한 뒤 공청단이 기관화·행정화·귀족화·오락화 등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베이징(北京)대 학생 기관지가 공청단 검열에 항거하며 사실상 백지지면을 냈다고 싱가포르 연합조보(聯合早報)가 최근 보도했다.

1922년 5월 '중국사회주의청년단'이라는 이름으로 첫 출범한 공청단은 학생청년 차원의 당조직을 건설하고 관리·교육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특히 공청단파 출신인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의 최대 권력기반이기도 하다.

2008년 현재 전국적으로 7천858만명(학생 51.3%)의 단원을 보유하고 있다.

공청당을 둘러싼 최근 논란은 내년 공산당대회에서 이뤄질 최고지도부 인선을 앞두고 주요 정치계파 간 전초전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어서 더욱 뒷말을 낳고 있다.

현재 중국을 이끄는 5세대 지도부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태자당(太子堂·혁명 원로 자제 그룹)과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권력기반인 상하이방(上海幇. 상하이를 기반으로 권력을 다진 정치인을 지칭하는 말)이 절대우위를 점하는 형세다.

시진핑 체제를 탄생시킨 제18차 당대회(2012년 말 개최)는 '공청단파의 몰락', '후진타오의 패배, 장쩌민의 승리' 등으로 요약되기도 해 차기 지도부 구성에서 공청단파가 다시 한 번 두각을 드러낼지 주목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j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