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상임위원장 2명 지지 선언…당 호감도는 33%로 24년만에 최저

미국 공화당 의원들이 속속 당 대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고 있다.

빌 슈스터(펜실베이니아) 하원 교통·인프라위원회 위원장과 제프 밀러 하원 재향군인위원회 위원장은 2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트럼프에 대한 지지 입장을 공개로 밝혔다.

이로써 트럼프 지지를 선언한 연방의원은 트럼프 캠프의 외교·안보 수장을 맡은 제프 세션스(앨라배마) 상원의원을 포함해 총 11명으로 늘어났다.

슈스터 의원은 성명에서 "트럼프는 일을 어떻게 처리할 줄 아는 민간 지도자로, 워싱턴 정가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인물"이라면서 "아울러 트럼프는 인프라 시설을 국민의 요구에 맞게 개선하는 등 경제개발에 관한 열정 역시 나와 같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 이외에 마이크 켈리(펜실베이니아) 하원의원도 "얼마 전 치러진 펜실베이니아 경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했다"고 밝힌 것으로 미 의회전문지 더 힐(The Hill)이 전했다.

켈리 의원은 다만 공식으로는 7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투표를 통해 트럼프를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특히 최근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 대선후보 추대론을 처음으로 꺼냈던 존 베이너(오하이오) 전 하원의장 역시 트럼프에 대한 지지 가능성을 공개으로 언급했다.

스탠퍼드대 교내 신문 스탠퍼드 데일리에 따르면 베이너 전 의장은 전날 이 대학에서 데이비드 케네디 명예교수와 대담하면서 "트럼프와 여러 해 전부터 함께 골프를 쳐 왔고,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사이'(texting buddies)"라고 밝힌 뒤 트럼프가 대선 후보가 될 공산이 크며, 그럴 경우 트럼프에게 투표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이들의 트럼프 지지는 주류 진영의 '반(反)트럼프 전선'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주류 진영은 여전히 트럼프의 과반 확보를 저지한 뒤 결선투표 형식의 '경쟁 전당대회'(contested convention) 또는 '중재 전당대회'(brokered convention)에서 트럼프를 낙마시키고 제3의 후보를 추대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으나, 트럼프가 최근 경선에서 연이어 대승을 거두면서 입지를 더욱 굳힌 터라 명분과 동력이 많이 약화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에 대한 미국인의 호감도는 2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퓨리서치센터 여론조사(4월12∼19일·2천8명) 결과 공화당에 대한 호감도는 33%에 그쳤으나 비호감도는 무려 6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가을 조사 때에 비해 호감도는 4%포인트 떨어지고 비호감도는 4%포인트 올라간 것이다.

퓨리서치센터는 "공화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1992년 이후 최고치"라면서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는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트럼프의 여성-인종차별 발언 등 각종 논란성 언행과 더불어 이전투구로 치달은 공화당의 경선과정 등이 한 요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민주당에 대한 호감도와 비호감도는 각각 45%, 50%로 지난해 가을 조사때와 변동이 없었다.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