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브로프 외무, 국제안보회의서 비판…"북한 핵보유국 지위 확보 환상 버려야"

러시아가 미국 고고도미사일 방어 체계 사드(THAAD)의 한국 배치 움직임에 대해 동북아 지역 안정에 대한 타격이라며 강한 반대 입장을 거듭 표명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시내 우크라이나 래디슨 호텔에서 열린 제5차 국제안보회의 개막식에서 연설하며 "글로벌 미사일방어(MD) 시스템 구축과 관련한 미국과 동맹국들의 행동이 심각한 불안정 요소가 되고 있다"면서 "이란 핵프로그램 우려가 제거됐음에도 이같은 계획은 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동북아 지역, 특히 한반도에 미국 MD(사드) 시스템을 배치하려는 계획이 동북아 지역의 안정과 안보에 새로운 타격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라브로프의 이같은 발언은 그동안 미국 사드 시스템의 한국 배치 계획에 강하게 반대해온 러시아의 입장을 반복한 것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긴장이 고조된 한반도 상황에 대해서도 재차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한반도 정세와 유엔 안보리 결의로 표현된 국제사회의 요구를 지속적으로 무시하는 북한의 행동이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면서 "북한이 무책임한 행동을 자제하고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려는 시도가 환상임을 인식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일부 국가들이 한반도 정세를 이 지역의 군비 증강을 위한 명분으로 이용하려 노력하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면서 한미 연합군사훈련, 사드 시스템 한국 배치 계획 등을 겨냥했다.

모스크바 국제안보회의는 러시아 주도로 국제 안보와 관련한 현안들을 논의하는 자리다.

올해 회의에는 80여 개국에서 20명의 국방장관과 대표 등 600여 명이 참가했다.

참석자들은 국제 테러리즘 대응 방안을 중심으로 글로벌 안보 문제, 유럽·중동·중앙아시아 정세, 동북아 지역 안보 상황 등을 논의했다.

한국과 북한은 대표단을 보내지 않았다.

북한은 지난해 제4차 회의 때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국방장관)을 보냈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