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취약점 관련 권리 없어 기술적 이해에 한계"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애플의 아이폰 잠금 해제 방법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잠금장치 해제 방법과 관련한 정보가 너무 제한적이라 애플과의 정보 공유 여부를 논의할 정부 차원의 검토가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아이폰 잠금장치를 해제하려고 민간업자와 맺은 계약에 FBI가 소프트웨어의 취약점과 관련한 권리를 갖는 것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FBI가 아이폰을 푸는 방법에 접근하는 기술적인 이해 정도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고 이 관계자는 강조했다.

정보의 공개 거부 방침은 FBI의 변호사와 기술 전문가가 참여한 내부 토론을 거쳐 나왔다.

미국 정부는 아이폰의 보안 허점 정보를 애플에 제공할지를 저울질했으며 백악관 차원의 논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었다.

올해 초 FBI와 애플은 아이폰 잠금장치 해제를 놓고 법적 공방까지 불사하며 맞섰다.

FBI는 지난해 발생한 샌버너디노 총기 테러 사건을 수사하려면 용의자 사예드 파룩의 아이폰 잠금장치를 해제해야 한다면서 애플의 강제 협조를 요청하는 소송을 걸었다.

법원은 애플에 협조 명령을 내렸으나 애플은 고객 사생활 침해에 따른 부작용을 이유로 거부했다.

지난달 법정 공방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무렵 FBI가 제삼자의 도움을 받아 아이폰 잠금 해제에 성공하면서 양측의 대립 국면은 끝이 났다.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지난 6일 민간업자에게서 암호 해독 도구를 사들여 아이폰의 잠금을 풀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선 특정 소프트웨어의 취약점을 집중적으로 찾아내 미국 정부나 기업 등에 정보를 판매하는 '회색 모자' 해커들이 수수료를 받고 도움을 줬다는 관측이 흘러나왔다.

잠금장치를 푸는 도구를 얻기 위해 FBI는 업자에게 100만 달러(약 11억5천만 원) 이상을 줬다고 WP는 설명했다.

일부 보안 전문가는 FBI가 소프트웨어 취약점 정보를 얻으려면 암호 해독 도구를 역설계하는 방법을 이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다만 FBI가 역설계 방법을 사용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WP가 몇몇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