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자회사로 핀테크(금융+기술) 기업인 마이금융그룹(앤트파이낸셜그룹)이 45억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인터넷 기업으로선 역대 최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비상장사인 마이금융그룹이 중국 국부펀드를 포함한 중국 내 투자자로부터 45억달러(약 5조원)를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지난 1월 중국 최대 온라인 티켓·식당 예약업체인 메이퇀뎬핑(美團點評)이 세운 세계 기록 33억달러를 웃돈 유치 규모다. 지난해 1차 투자 유치를 통해 450억달러로 평가된 마이금융그룹의 기업 가치도 600억달러로 뛰어올랐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우버나 샤오미와 맞먹는 기업 가치”라고 설명했다.

WSJ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비상장 기술기업에 대한 관심이 식은 것과는 대조적으로 마이금융그룹의 투자 유치가 순조롭게 끝난 것은 인터넷부문 국가대표급 기업에 대한 중국 투자자의 투자 열기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이금융그룹이나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차량공유서비스업체 디디콰이디 같은 기업은 기업 가치를 키우기 위한 외부 자본조달에 별다른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마이금융그룹 투자에는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 산하 CIC캐피털, 중국건설은행의 자회사가 새로 참여했다. 몇몇 대형 보험사와 중국우정그룹회사, 사모펀드인 프리마베라캐피털그룹 등 기존 주주들도 추가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금융그룹은 알리바바가 2014년 뉴욕증시에 상장하기 전에 분사했다. 주력 사업은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와 티몰의 온라인·모바일 결제를 담당하는 알리페이다. 마이금융그룹은 중국 온라인·모바일 결제시장에서 거래액 기준 58%의 점유율을 차지해 1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엔 온라인 은행인 마이뱅크, 머니마켓펀드(MMF)인 웨바오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시릴 한 마이금융그룹 부사장은 “올해 중국 또는 해외 증시에 상장하길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