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조작 해외 확산 땐 보상비 '눈덩이'…"주가 더 떨어질 것"

일본 미쓰비시 자동차가 연비 조작을 실토한 이후 사흘 만에 주가가 42%나 곤두박질쳤지만, 더 떨어질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 예상했다.

미쓰비시 자동차는 2013년 이후 생산한 경차 4개 차종 62만5천대의 연비를 조작했다고 지난주에 시인했다.

이들 모델의 생산은 중단됐다.

이 회사는 순현금이 지난해 12월 기준 4천500억 엔(약 4조7천억원)이다.

시가총액은 지난 23일 종가 기준으로 이 금액보다 불과 10% 많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주가는 더 내려갈 것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문제가 된 모델의 생산이 중단된 것은 물론 브랜드 이미지 추락으로 다른 차종 판매도 줄어들 것으로 보여서다.

씨티그룹은 미쓰비시의 영업이익이 현 회계연도에 거의 ⅓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세금·이자·감가상각·대손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전문가 평균 전망에 따르면 EBITDA가 1천470억 엔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태 전에 미쓰비시의 시가총액은 EBITDA의 약 2.3배였다.

브랜드 가치의 추락으로 장기적 성장이 저해될 것을 고려해 가치를 25% 낮추면 기업가치는 2천500억 엔이 된다.

여기에 보상비 지급 영향을 더해야 한다.

미쓰비시는 연비 차이에 대해 소비자들에게 보상해야 한다.

정부로부터 받은 경차 세제 혜택도 돌려줘야 한다.

물론 벌금도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노무라는 대당 최대 16만6천 엔의 비용을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20만 엔으로 전망했다.

보수적으로 25만엔을 책정해 62만5천대의 총비용을 뽑아보면 1천560억 엔(1조6천억원)이 나온다.

하지만 사태가 확대되면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쓰비시는 2013년이 아니라 2002년부터 연비 측정에서 부정확한 방법을 사용했다.

이때부터 따지면 대상 차량이 일본에서 판매된 것만 200만대가 넘을 수도 있다.

25만대를 200만대로 계산하면 주가에 59%의 하락 요인이다.

또 다른 리스크는 해외로 퍼질지다.

미쓰비시 이름을 단 자동차 10대 가운데 9대가 해외에서 팔린다.

한국에도 현재 등록된 미쓰비시 차량이 1천316대 있다.

김용석 국토교통부 자동차관리관은 ek왜건 등 미쓰비시가 이미 시인한 4종은 한국에 없다면서도 연비 조작 차량이 늘어날 수 있어 모니터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쓰비시 자동차는 해외 판매분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처럼 소송이 많은 나라에서는 소송과 벌금으로 인한 금전적 타격이 막대할 수 있다.

미쓰비시 자동차는 이번 연비 조작으로 인한 수습비용을 추산하는 데 시간이 필요해 27일 예정이었던 2016 회계연도 실적 전망 발표를 연기할 것이라고 NHK가 보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kimy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