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이익보다 보수 더 받는 CEO
미국에서 회사 이익보다 더 많은 보수를 받기로 한 최고경영자(CEO)가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주가가 7년여간 10배 이상 뛴 인사관리(HR) 관련 소프트웨어 회사 얼티미트소프트웨어의 스콧 셰어 CEO가 그 주인공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셰어 CEO의 보수가 지난해 3830만달러(약 439억원)로 지난해 회사 순이익(2270만달러)보다 많다”며 “그가 그만한 연봉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지 주주들로부터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난 22일 보도했다. 셰어가 받은 지난해 보수는 2014년보다 세 배 증가한 액수다. 시가총액 기준 얼티미트소프트웨어보다 140배 큰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야 나델라 CEO의 연봉(1830만달러)의 두 배가 넘는다.

셰어 CEO가 그만한 연봉을 받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해 주주 사이에서 찬반이 엇갈린다. 빌 만 모틀리 풀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는 “지나친 보수 정책 때문에 오랜 기간 얼티미트소프트웨어 주식을 외면했지만, 그들의 경영 능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첼 다우어만 얼티미트소프트웨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얼티미트소프트웨어의) 경영 능력은 투자자의 자본에 훌륭한 동행자가 돼 왔다”고 덧붙였다. 얼티미트소프트웨어 주가는 셰어가 CEO로 임명된 2008년 말 이후 10배 이상 뛰었다.

다우어만 CFO는 “얼티미트소프트웨어가 160개국에 걸쳐 3200개 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계속 성장해온 것은 우연이 아니다”며 “나는 투자자들에게 (얼티미트소프트웨어의) 경영을 믿지 않는다면, 차라리 주식을 팔라고 조언해왔다”고 말했다.

반면 블룸버그통신은 “경영과 주가 상승 간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는 지난 몇 년간 성과를 보였지만, 상관관계가 없다는 의견도 많다”고 지적했다.

주총 안건 분석·자문사인 글라스 루이스는 CEO의 높은 보수에 투자자들로 하여금 반대표를 행사하라는 조언을 하고 있다.

WSJ는 “얼티미트소프트웨어와 비슷한 매출을 가진 회사의 CEO 평균 연봉은 300만달러에 불과하다”며 “이들 자문사도 성과와 관계없이 책정되는 CEO의 높은 보수에 계속 문제를 제기해왔다”고 지적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