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파도바대 연구…"집안서 여성 역할에 좌절감 덜 느끼기 때문"

여성은 사별하고 나면 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결혼 생활이 심장 질환과 우울증 위험을 낮추고 암 생존율을 높이는 등 건강 면에서 도움을 준다는 기존 연구와는 다른 결과다.

이탈리아 파도바대 연구진이 65세 이상 이탈리아 국민 1천887명(남성 733명, 여성 1천154명)을 상대로 4년 6개월간 연구를 한 결과 과부가 남편이 있는 여성보다 덜 우울하고 더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쇠함의 정도에서 사별한 여성은 기혼 여성보다 23% 낮았다.

여성과는 달리 남성 조사에서는 사별 남성이 아내가 있는 남성보다 1.5배 더 노쇠했다.

독신남의 노쇠함 정도는 기혼 남성의 4배에 달했다.

연구진은 배우자와 사별 후 남성은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만 여성은 그렇지 않으며, 남자들은 생활하면서 아내에게 의존하는 정도가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카테리나 트레비산 박사는 "가정일과 건강 관리 면에서 아내의 존재가 남편에게는 혜택을 주지만 아내는 자신의 역할에서 구속 또는 좌절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여성은 남성보다 배우자를 잃은 슬픔에 더 잘 대처했으며 사별 이후 생활도 잘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독신녀가 독신남보다 불안과 고립감을 덜 느끼는 반면 일 성취도는 더 높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저널 오브 위민스 헬스'(Journal of Women's Health)에 실렸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kong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