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철강·석탄 업종에서 회생 가능성이 없는 ‘좀비기업’에 대해 대출을 중단하라는 지시를 은행에 내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 보도했다. 대표적인 공급과잉 산업으로 꼽히는 철강·석탄 업종의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WSJ에 따르면 중국은행감독관리위원회는 최근 각 은행에 보낸 통지문을 통해 앞으로 회생 가능성이 희박한 철강·석탄 업종의 기업에 대해서는 신규 대출을 제공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또 이들 업종의 기업이 벌이는 신규 사업에 대해서도 정부의 사전 승인이 있는 경우에만 대출할 수 있도록 했다.

은감위는 그러나 흑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거나 부채 감축 노력을 지속하고 있는 기업에 대한 대출은 허용했다. 해외 시장으로의 수출을 추진하는 기업에 대한 대출도 막지 않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 정부가 올 들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철강·석탄산업 구조조정의 연장선에서 나왔다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1월 중국의 철강 생산 능력을 1억~1억5000만t 감축하기로 했다. 철강·석탄 업종에 대해 은행이 대출을 중단하면 부채를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에 빠지는 기업이 급증할 수 있다고 WSJ는 전망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