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 "케리 국무장관 방문 후 '여건 조성' 판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원자폭탄 투하지인 일본 히로시마(廣島)시를 방문하기로 방침을 굳혔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2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이 다음 달 일본에서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가를 계기로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하는 구상에 대해 미일 정부가 최종 조율 중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행이 성사되면, 이는 미국 현직 대통령의 첫 피폭지 방문이 될 전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11월 일본 때 히로시마를 장래에 방문할 수 있다면 이는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라는 뜻을 표명한 바 있다.

요미우리는 미국 퇴역 군인 사이에 원폭 투하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의견이 강한 가운데 원폭 투하국의 대통령이 피폭지에 가는 것이 사죄로 해석될 수 있어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이 이뤄지지 못했으나 최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의 방문 이후 여건이 조성됐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케리 국무장관은 G7 외무장관 회의를 계기로 지난 11일 히로시마를 방문했으나, 그는 방문이 원폭 투하에 대한 사죄 표현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고 나서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유력신문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을 촉구하는 사설을 실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히로시마 방문을 '핵무기 없는 세상'의 하나로 여기고, 그런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것을 보여주는 계기로 삼으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를 방문하면 일본 정부가 그걸 계기로 자국의 원폭 피해를 부각하거나 미·일 화해를 상징하는 소재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