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 텃밭인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과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19일(현지시간) 민주·공화당 대통령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뉴욕주 경선에서 각각 승리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당 대선후보 지명 가능성에 쐐기를 박았으나 트럼프는 오는 7월 말 전당대회까지 대의원 과반 확보를 위한 ‘피말리는’ 접전을 계속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57.9%의 득표율로 42.1% 득표에 그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을 두 자릿수 격차로 누르고 승리했다. 그는 247명의 뉴욕주 대의원 중 135명을 차지하며 확보 대의원 수를 1893명으로 늘렸다. 클린턴 전 장관은 앞으로 남은 경선에서 490명의 대의원(남은 대의원의 29%)만 추가 확보하면 당 대선후보 지명이 확정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클린턴 전 장관이 대의원 확보 경쟁에서 크게 앞서면서 샌더스가 그를 따라잡기는 거의 불가능해졌다”고 보도했다.

공화당에서는 트럼프가 60.5%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경쟁자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25.1%)와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14.5%)을 두세 배의 표차로 제압했다. 트럼프는 대의원 845명을 확보해 경선 승리에 필요한 매직넘버(1237명)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2위인 크루즈 의원은 지지 대의원이 559명, 3위 케이식 주지사는 147명이다.

미국 언론은 “트럼프가 지난 5일 위스콘신에 이어 콜로라도와 와이오밍에서 크루즈 의원에게 연패를 당하며 최대 위기를 맞았으나 뉴욕주 승리로 대세론에 다시 불을 붙일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AP통신은 나머지 15개 경선지역 중 펜실베이니아(71명)와 캘리포니아(172명) 등 대형 주에서 압승하고 나머지 지역에서도 선전한다면 과반 달성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남은 경선지 15곳 중 승자독식제가 적용되는 지역이 델라웨어 등 5곳밖에 없고, 이 지역 합산 대의원이 159명에 불과해 대의원을 한번에 대량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