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미국과 필리핀의 입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휴고 스와이어 영국 외교부 국무상(차관)은 18일 워싱턴에 있는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중국의 강경한 태도로 남중국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이런 입장을 표명했다고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가 19일 보도했다.

스와이어는 해당 해역 영유권에 대한 네덜란드 상설중재재판소(PCA)의 판결 결과를 지지할 것이며, 이를 계기로 중국과 필리핀 간의 대화가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필리핀은 지난 2013년 중국과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헤이그에 있는 PCA에 제소했으며, 미국은 이 재판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표시했으나 중국은 반발했다.

스와이어는 영국이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의식해 베이징 당국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일축하면서 영국은 국제 규범을 준수하고 강압 조처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당일 중국이 PCA의 재판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중국 법률의 존엄과 권위를 수호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인도-러시아 3국 외무장관 회의 참석차 모스크바를 방문 중인 왕 부장은 지난 9일 필립 해먼드 영국 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 영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개입은 현명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영국과 독일은 지금까지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고려해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왕 부장은 영국과 독일이 해당 문제에 개입하면 쌍무 무역의 이익을 해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은 작년 10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방문을 열렬히 환영하면서 300억 파운드(38조원)에 달하는 중국의 투자를 유치했다.

영국은 지난 2012년에는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달라이 라마를 접견했다가 중국과의 관계가 상당 기간 냉각되면서 중국과의 경협과 무역에 불편을 겪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대 기자 sd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