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송사 포맷 수출에 빨간불…'한류 견제하나' 관측 제기

중국 정부가 스타 연예인과 그 미성년 자녀가 함께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의 제작과 방영을 불허키로 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방송프로그램 포맷을 차용한 중국판 '아빠 어디가'와 중국판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같은 프로그램은 중국 방송에서 퇴출 수순을 밟게 됐다.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광전총국)은 최근 '방송 프로그램의 관리 강화에 관한 통지문'을 통해 미성년자의 리얼리티쇼 출연을 엄격히 통제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연예인 자녀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의 제작과 방영을 원칙적으로 불허키로 했다.

통지문은 리얼리티 쇼와 오락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를 과대 포장하고 이들 자녀까지 벼락스타로 만드는 것을 엄격히 차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통신은 이미 상당수 TV 방송사들이 관련 프로그램 조정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MBC의 '아빠 어디가'의 중국판인 '아빠 어디가'(바바취나얼)와 KBS의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중국판인 '아빠가 돌아왔다'와 같은 스타와 자녀가 동반 출연하는 리얼리티 쇼는 중국 TV에서는 더 이상 방송할 수 없게 됐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전역의 위성TV에는 100여 개의 버라이어티 쇼가 방송됐으며 이 프로그램이 차지하는 광고시장은 100억 위안(약 1조7천600억원) 규모를 넘고 있다.

이 중 상당수 프로그램이 스타의 자녀 등 미성년자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전총국은 지난해 7월에도 관련 통지문을 통해 출연자들에 대한 과도한 스타 만들기를 자제할 것과 미성년자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최대한 줄일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중국 당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한국의 방송 프로그램 포맷 수출을 통한 한류(韓流) 확대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이런 점을 들어 중국 당국이 한류를 견제하려는 의도에서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중국 인터넷에서는 폭발적인 인기를 끈 드라마 '태양의 후예'와 관련, 자국 미디어에 '태양의 후예'를 지나치게 띄우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내용의 글도 확산된 바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