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가 발트해에서 잇단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발트해에서 훈련 중이던 미 구축함에 러시아 전투기가 초근접 비행하는 위험스런 행동을 한 데 이어 이번에는 러시아 공군기가 미 정찰기를 위험하게 가로막았다고 비판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로라 실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미군기는 국제공역에서 작전 중이었으며 러시아 영토로 진입한 적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사건은 14일 미 정찰기 RC-135기가 일상적인 경로로 비행하던 중에 러시아 수호이(SU)-27기가 끼어들어 발생했다고 미 국방부는 설명했다.

미 CNN 방송도 러시아 SU-27기가 미 정찰기의 날개 끝으로부터 50피트(15.24m) 이내에서 불규칙하고 공격적으로 비행했다고 대니 허난데스 미군 유럽사령부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허난데스 대변인은 러시아 SU-27기가 미 정찰기의 왼편으로 횡전(橫轉)했다가 우측 상부로 비행했다고 상황을 구체적으로 전했다.

이와 관련, 미 국방부의 실 대변인은 "이런 위험하고 전문가답지 못한 행위는 관련된 탑승자 모두에게 중대한 피해와 손실을 야기할 잠재적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구나 한 명의 조종사의 위험하고 전문가답지 못한 행위가 국가 간 긴장을 불필요하게 고조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미국이 발트해에서 훈련 중이던 미군 구축함에 러시아 전투기가 약 10m 거리까지 접근하며 '위협적'으로 비행했다고 비난한 직후 벌어진 일이다.

미군에 따르면 미군은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러시아 SU-24 2대가 발트해에서 훈련하던 미 해군 미사일구축함 '도널드 쿡' 부근에서 약 20차례의 미국 측 경고 무선통신을 무시하고 근접비행 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14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무분별하고 도발적이며 위험한 행위"라며 "교전원칙에 따르면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자국 공군기들의 비행이 국제법을 준수한 가운데 이루어졌으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