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 군인 2명과 여성 연방경찰 1명이 체포한 여성 용의자의 머리에 비닐봉지를 씌워 고문하는 동영상이 퍼져 파문이 일자 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문제의 동영상에는 여군 1명이 손이 뒤로 묶인 여성 용의자를 맨발로 무릎 꿇게 한 채 머리에 천 봉지를 씌워 심문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 여군은 여성 용의자의 머리에 기관총의 총구를 들이대며 추궁을 이어갔다.

현장에 같이 있던 다른 여성 경찰은 심지어 여성 용의자 머리에 씌운 천 봉지를 벗겨낸 뒤 비닐봉지를 씌워 10초 넘게 숨을 쉬지 못하도록 하면서 "이제 말할래"라고 다그치기도 했다.

여성 용의자는 가혹 행위를 당하는 도중 흐느끼며 "마리아가 누구냐, 난 모른다"라고 답변했다.

문제가 된 동영상은 작년 2월 마약 범죄가 창궐한 게레로 주 남부에 있는 한 마을에서 촬영됐으며 온라인을 통해 급속히 유포되자 군 당국은 작년 12월에 사실을 인지했다.

이후 군 당국은 지난 1월 가혹 행위에 연루된 헌병대 장교 1명과 여 사병 1명을 명령 불복종 혐의로 구금했다.

연방 검찰도 군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살바도르 시엔푸에고스 멕시코 국방장관은 16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 있는 한 군부대에서 장병 2만6천 명을 상대로 한 TV 연설에서 "우리 모두의 이름으로 위대한 국가 기관을 만들어야 한다.

허용할 수 없는 사건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공식으로 사과했다.

멕시코에서는 경찰과 군이 마약과의 전쟁을 위해 지난 2006년부터 시내 거리에 배치된 가운데 인권 유린 행위와 가혹 행위에 연루된 사건이 끊이질 않고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