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페이퍼스' 관련 보도를 엄격히 통제하는 중국이 해당 문건 유포에 대해 보복 조처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왔다.

중국 광둥(廣東)성 공안 당국은 15일 안궈(安國) 법률사무소 소속 거융시(葛永喜) 변호사를 전격 연행했다고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이 보도했다.

공안 요원 5명은 이날 새벽 거 변호사 자택을 침입해 그가 이 문건을 인터넷에 올렸는지를 묻고 나서 연행했다고 보쉰은 전했다.

각국 지도층의 해외 재산 도피 의혹을 폭로한 이른바 '파나마 페이퍼스' 파문 차단에 부심해온 중국 당국이 문건 유포자에 대한 보복 조처를 단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문건에는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을 비롯해 중국 전·현직 정치국 상무위원 8명의 친인척이 포함돼 있다.

인권운동가 변호에 앞장서 온 기독교도 거 변호사는 광둥성 포산(佛山)시 옌부(鹽步) 파출소에 구금돼 조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안 당국은 '파나마 페이퍼스' 파문과 관련해 인터넷에 시 주석에게는 "죄가 없다"고 옹호하는 글을 올린 유포자도 조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상하이시 당 기관 매체 제멘(界面)이 미국에 있는 중국어 사이트에 게재된 것을 퍼올린 이 글은 당국의 통제를 빠져나가기 위한 일종의 우회전술로 칭찬하는 척하면서 '까발리는' 수법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아시아 최고 부자로 불리는 홍콩 재벌 리카이싱(李嘉誠) 청쿵(長城) 그룹 회장도 파나마 페이퍼스 파문에 연루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호주의 국영 ABC 방송을 인용해 리회장이 '파나마 페이퍼스'의 진원지 파나마 법률사무소 모색 폰세카의 주요 고객이며, 그의 신분증 복사본이 해당 문건에 들어있다고 보도했다.

문건에는 청궁그룹 산하 청궁건설이 모색 폰세카 홍공 지사를 통해 파나마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역외회사들을 설립했다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대 기자 sd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