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국방·대테러·의료·이민문제서 압도…경제문제는 약간 앞서

미국의 일반 유권자들 사이에서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의 정책 신뢰도가 공화당의 선두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트럼프가 내세우는 대선 슬로건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이지만 정작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후보는 클린턴이라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이 더 많았다.

AP통신은 여론조사기관인 GfK에 의뢰해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4일까지 미국 성인남녀 1천76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3.3%포인트다.

조사결과, 여러가지 다양한 정책현안에서 자신들의 시각을 잘 대변하는 후보로 클린턴을 꼽은 응답은 43%(매우 잘 대변 20%, 다소 잘 대변 23%)였다.

이에 비해 트럼프를 지목한 응답은 30%(매우 잘 대변 15%, 다소 잘 대변 14%)에 그쳤다.

미국의 대외 이미지를 잘 가꿀 수 있는 후보로는 트럼프(21%)보다 클린턴(48%)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국제무역 문제를 다루는 문제에서도 클린턴(41%)이 트럼프(32%)를 압도했다.

특히 일반의 예상과는 달리, 국방문제를 놓고도 유권자들은 트럼프(31%)보다 클린턴(37%)에 높은 점수를 줬다.

이슬람국가(IS)와 같은 위협을 다루는 문제에서도 클린턴(36%)에 대한 신뢰도가 트럼프(32%)보다 높았다.

의료보험 문제를 다루는 능력 역시 1990년대 중반부터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를 추진해온 클린턴(43%)이 트럼프(27%)를 눌렀다.

연방대법관 임명문제도 율사 출신의 클린턴(42%)이 트럼프(23%)를 단연 앞섰다.

이민 문제를 가장 잘 다룰 수 있는 후보로는 트럼프(33%)보다 클린턴(42%)을 선호하는 응답이 많았다.

성차별 문제를 다루는 능력 역시 클린턴(55%)이 트럼프(12%)에 비해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의회와의 관계를 잘 다룰 수 있는 후보로도 트럼프(20%)보다 클린턴(44%)을 선호하는 유권자들이 많았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후보'는 트럼프(28%)보다 클린턴(33%)이었다.

다만 경제문제를 놓고도 클린턴이 우위를 이어갔지만, 그 격차는 크지 않았다.

클린턴은 38%를 기록해 35%를 얻은 트럼프를 눌렀지만, 오차범위(±3.3%포인트)를 감안하면 사실상 동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자리 창출 능력에서도 클린턴(36%)은 트럼프(35%)보다 1%포인트 앞서는 게 그쳤다.

AP 통신은 "트럼프가 클린턴과 본선에서 맞대결한다고 가정할 때 이는 경고음이 될 수 있다"며 "트럼프는 자신이 속한 공화당의 유권자들로부터 더 많은 지지를 끌어내야 한다"고 분석했다.

통신은 "클린턴은 경제를 다루는 능력 경쟁에서 트럼프에 비해 두드러진 우위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r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