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뢰사건 연루 부동산업자들 2013년 선거운동 적극 후원…"대가성 초점"

미국 뉴욕 경찰관들의 비리 혐의에서 시작된 미 연방 정부의 수사가 뉴욕시장의 후원금 수사로 옮겨가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미 검찰과 연방수사국(FBI)의 경찰관 수뢰의혹 수사가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의 후원금 수사로 확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의혹에서 핵심으로 등장하는 뉴욕 부동산업자 2명이 더블라지오 시장의 측근들이 이끄는 비영리단체를 후원하거나, 더블라지오 시장의 2013년 뉴욕시장 선거운동에서 자금을 지원한 부분이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이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검찰이 두 사업자의 행적을 집중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이중 한 명은 더블라지오 시장 진영의 비영리단체인 '하나의 뉴욕을 위한 캠페인'의 후원행사를 자신의 집에서 직접 개최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한 명은 2013년 뉴욕시장에 도전한 더블라지오가 4만 달러 이상의 후원금을 모금하는 것을 도왔으며, 그의 아내는 법정 기부 한도 최고액인 4천950달러를 직접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사람 모두 이듬해 더블라지오 시장의 취임준비위원회에 이름을 올렸다.

검찰은 후원금을 대가로 '더블라지오 시(市) 정부'가 이들에게 특혜를 제공했는지 여부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NYT는 후원금 수사가 공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당시 선거운동과 '하나의 뉴욕을 위한 캠페인'을 대리한 댄 레비턴 대변인은 "선거운동 그 자체는 합법적이었다는 것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나의 뉴욕을 위한 캠페인'은 원래 더블라지오 시장의 시정을 뒷받침하는 조직이었으나 로비스트들이 모인 '그림자 정부'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자 더블라지오 시장이 직접 올해 초 폐쇄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수사는 당초 미국 내 지역 경찰조직 가운데 최대 규모인 뉴욕 경찰국(NYPD)의 일부 경찰관의 부패 추문에서 비롯됐다.

고위 간부를 포함한 전·현직 경찰관들이 뉴욕 브루클린에서 활동하는 이들 두 사업자로부터 금품과 뇌물, 향응을 받은 혐의가 포착된 것이다.

2013년 내부 조사에서 꼬리가 잡힌 혐의는 이듬해 법무부와 FBI로 넘어갔다.

지금까지 고위 간부를 포함해 20명의 전·현직 NYPD 경찰관이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윌리엄 브래튼 뉴욕 경찰국장은 지난 7일 이 가운데 현직 간부 4명의 보직을 내근부서로 이동시켜 첫 내부 징계를 단행했다.

이중 경력 20년 차인 NYPD 주택국 소속의 간부와 19년 차인 뉴욕 맨해튼 동북부 관할 경찰서 소속의 간부는 총기와 경찰 배지까지 회수당했다.

지역 언론에 따르면 2014년 경찰을 떠난 한 간부는 그해 이들이 비행기 표와 호텔비를 부담하는 형태로 중남미와 이스라엘을 함께 여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다른 경찰 간부는 수백 달러의 현금과 다이아몬드를 받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quint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