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립보건원 연구팀…"기존 179일이었던 생존기록, 수년으로 늘려"

돼지의 심장을 이식받은 개코원숭이가 2년 이상을 건강하게 살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팀은 개코원숭이 다섯 마리에게 돼지의 심장을 이식했는데, 이 중 한 마리가 2년 넘게 살았다고 5일(현지시간) '사이언스 뉴스'가 보도했다.

심장을 비롯한 돼지의 장기는 사람의 장기와 크기가 비슷한 만큼 장기 이식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다른 종의 장기를 이식하면 이를 '침입자'로 인식하는 면역거부 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따라서 돼지의 장기를 원숭이나 다른 동물에게 이식하면 이식을 받은 동물은 수개월 만에 죽고 말았다.

이번에 돼지 심장을 이식받고도 수년을 살아남은 개코원숭이의 경우 원숭이의 심장을 떼어내고 돼지의 심장을 넣어주는 '완전 교체' 방식은 아니다.

원숭이 심장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복부 혈관에 돼지 심장을 하나 더 연결한 형태였다.

연구팀은 면역거부 반응이 일어날 때 혈액이 굳는 것을 다시 풀어줄 수 있는 항응고제 '헤파린'도 원숭이에게 넣어줬다.

연구팀은 사이언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개코원숭이가 원래 심장을 가진 상태에서 돼지 심장을 이식한 만큼 생존 가능성을 확인한 것일 뿐"이라면서도 "하지만 최대 179일에 불과했던 생존 기간을 2년 넘는 기간으로 늘렸다는 것은 획기적인 성과"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