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권 분쟁과 맞물려 각국 강경 대응 나서 긴장 고조

아시아 해상에서 불법 조업과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둘러싸고 있는 남중국해와 그 주변 해역에서는 최근 들어 각국이 영유권 수호를 내세우며 외국 선박의 불법 어로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긴장이 커지고 있다.

이들 국가 가운데 인도네시아가 자국 영해와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불법으로 조업한 선박을 나포해 폭파하는 강경책을 쓰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5일 불법 조업으로 적발된 외국 어선 23척을 폭파했다.

이중 베트남 어선이 13척, 말레이시아 어선이 10척이다.

인도네시아는 2014년 10월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대통령 취임 이후 불법 조업에 강력히 대응하고 있다.

AP 통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그동안 200여 척의 불법 어로 선박을 나포, 174척을 폭파했다.

인도네시아는 최근 중국과 조업 분쟁이 일어난 남중국해 인근 나투나제도에 F-16 전투기 5대의 배치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나투나제도 인근 해상에서 인도네시아 경비정이 중국 어선을 불법 조업 혐의로 나포하려다가 중국 경비정의 방해로 실패하자 대응 수위를 높이는 것이다.

당시 인도네시아는 주권 침해라고 항의했지만 중국은 자신들의 전통 어장이라고 반박했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해역에서 중국 선박의 공격과 조업 방해에 시달려온 베트남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베트남 해양경비대는 지난달 31일 남중국해 베이부만(北部灣·베트남명 통킹만)에서 중국 선박 1척을 나포했다.

해양경비대는 이처럼 영해를 침범하는 중국 선박을 과거처럼 경고해 쫓아 보내지 않고 나포 등 강력한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최근 중국 어선 100여 척이 자국 EEZ에 출몰하자 황후이캉 중국 대사를 불러 항의한 데 이어 앞으로 불법 조업 외국 선박을 침몰시키겠다고 경고했다.

태국은 지난 1일 자국 영해 침범 혐의로 총 47명의 선원이 탄 베트남 어선 5척을 나포하는 등 불법 어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대만은 지난 2월 영해를 침입한 중국 어선 4척을 쫓아낸 데 이어 3월에는 남중국해 프라타스 군도(중국명 둥사(東沙)군도) 인근에서 산호를 채취하고 멸종위기 거북이를 포획한 혐의로 어민 41명이 탄 중국 어선을 억류했다.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