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크루즈에 뒤져…패배시 최종승부 7월 '중재 전당대회'로
힐러리 열세구도 속 패배시 경선 레이스 장기화


미국 대선 경선 레이스의 '중간 승부처'로 꼽히는 중북부 위스콘신 주(州) 경선이 5일 오전 8시(동부시간 기준)부터 시작됐다.

투표는 오후 9시까지 계속되며 CNN 방송을 비롯한 미 주요 언론이 투표 마감 직후 출구조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유력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에게, 공화당 선두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에게 각각 밀리는 것으로 나와 샌더스, 크루즈 의원의 승리를 점치는 분석이 많지만, 결과를 단언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당원뿐 아니라 일반 유권자들도 모두 참여하는 프라이머리(예비선거) 형태의 이번 위스콘신 경선은 민주·공화 양당 경선판의 향배를 가를 분수령으로 꼽힌다.

선거 결과에 따라 클린턴 전 장관과 트럼프의 대세론에 제동이 걸리면서 경선이 장기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낙태여성 처벌', '한국·일본 핵무장 용인' 등의 발언으로 지난해 6월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은 트럼프로서는 그야말로 '운명'이 걸린 한판 승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위스콘신의 공화당 대의원은 총 42명에 불과하지만 1위가 대의원 대부분을 차지하는데다 이곳이 바로 주류 진영이 트럼프 저지의 '시발점'으로 삼는 지역이어서 정치적 상징성이 크다.

뉴욕타임스 집계 기준으로 현재 트럼프는 누적 대의원 735명을 확보해 크루즈 의원의 461명에 크게 앞서고 있지만, 후보 지명에 필요한 '매직 넘버'(전체 대의원 2천472명의 과반인 1천237명)에는 크게 못 미친다.

트럼프가 우여곡절 끝에 위스콘신 경선을 승리로 장식하면 대의원 격차를 더욱 벌리면서 지금의 위기국면을 넘길 수 있지만 패배 시에는 자력 과반 달성이 더욱 힘들어지면서 최종 승부는 당 수뇌부가 개입하는 7월 '중재 전당대회'(brokered convention)로 넘어가게 된다.

주류 진영이 결사반대하는 트럼프로서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시나리오다.

워싱턴포스트(WP)는 "그동안 고공비행을 한 트럼프에겐 위스콘신이 추락의 시초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도 샌더스 의원이 승리하면 경선 레이스가 6월14일 마지막 경선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96명의 대의원이 걸린 위스콘신 주에서 샌더스 의원이 클린턴 전 장관을 누르면 그는 최근 7개 주 경선 가운데 6곳을 이기는 기염을 토하면서 맹추격을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샌더스 의원은 그동안 "위스콘신 승리 시 경선 레이스를 끝까지 끌고 가면서 결국 승리를 차지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물론 샌더스 의원이 위스콘신에서 승리하더라도 현재 확보한 대의원이 1천4명에 그쳐 클린턴 전 장관의 1천712명에 크게 못 미쳐 현실적으로 뒤집기에는 무리라는 분석이 많다.

다만, 클린턴 전 장관을 막판까지 위협하며 그녀가 당 수뇌부 등 엘리트들인 '슈퍼 대의원'의 표심에 의존하게끔 하기 때문에 승부는 손에 땀을 쥐는 양상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