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과 터키의 합의에 따라 4일(현지시간) 그리스에 머물고 있던 난민 수백 명이 터키로 처음 송환됐다.

지난 3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그리스 당국과 EU 국경관리기관인 프론텍스는 터키에 인접한 그리스의 레스보스 섬와 치오스 섬에 머무는 무자격 난민 500명을 가려 배 두 척에 태워 인근 터키 해안도시인 디킬리로 돌려보내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 작업은 지난달 19일부터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인력 부족 문제 등으로 늦춰졌다.

터키 국기를 단 '레스보스호'와 '네즐리 제일호' 등 배 두 척은 주로 파키스탄인과 방글라데시인들인 131명을 태워 이날 새벽 레스보스를 떠나 터키의 디킬리로 향했다.

디킬리에서는 이들 난민을 다시 심사해 시리아인일 경우 독일, 핀란드, 네덜란드 등 EU 국가로 보낸다고 에프칸 알라 터키 내무장관이 밝혔다.

터키의 재심사 결과 아프리카 국가나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이라크, 이란 출신으로 난민 자격이 없는 이주민이면 고국으로 돌려보낸다고 알라 장관은 덧붙였다.

이번에 시작된 송환 작업으로 지난해 유럽으로 쇄도했던 100여만 이주민들의 유럽행에 제동이 걸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EU는 난민을 터키가 되돌려받는 데 동의한 대가로 난민 관리 비용을 지원하고, 터키에 비자 면제 혜택을 부여하는가 하면 나아가 터키의 EU 가입 절차를 촉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리스에는 현재 5만2000명 이상의 이주민이 머물고 있다. 이 가운데 레스보스 섬과 치오스 섬에는 모두 6100명이 있다.

EU의 난민 송환 계획이 임박하자 지난 주말과 휴일 레스보스 섬의 모리아 난민센터 등지에서는 수백 명이 송환을 거부하는 소요 사태를 벌이기도 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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