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 이후 주식비중 50% 상향한 뒤 첫 대규모 손실

일본 국민이 낸 국민연금 등의 적립금을 운용하는 'GPIF(연금적립금관리운용독립행정법인)'가 3월말 끝난 2015년 회계연도에 약 5조1천억엔(약 52조2천658억원)의 운용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추산이 나왔다.

GPIF의 자금운용에 대해 밝은 노무라증권의 니시카와 마사히로 애널리스트는 GPIF의 2015회계연도 손실내역이 외국주식이 3조6천억엔으로 가장 많고 일본 주식이 3조5천억엔, 외국채권은 5천억엔으로 추산했다고 도쿄 신문이 4일 보도했다.

이에 비해 일본 국내 채권은 2조6천억엔의 투자이익을 계상했다.

이번 손실 규모는 리먼 브러더스 쇼크가 있었던 2008회계연도(9조6천670억엔 손실) 다음 가는 수준이라고 도쿄 신문은 전망했다.

이런 손실은 아베 신조 총리 정권의 방침에 따라 GPIF가 2014년 10월 운용기준을 변경한 이래 첫 손실이다.

당시 GPIF는 국채 등 국내 채권 비중을 60%에서 30%로 낮추고 외국채권은 11%에서 15%로 늘렸다.

또 주식투자 비중을 24%에서 50%(국내주와 외국주 각 25%)로 갑절로 높였다.

이에 따른 공격적인 주식투자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글로벌 증시 부진과 맞물려 악재로 작용한 셈이다.

GPIF는 운용 자산이 2월말 현재 140조엔(약 1천430조원)에 육박, 세계최대 규모로 전해졌다.

운용기준 변경 전인 2012~2014회계연도에는 매년 10조엔 규모의 운용수익을 기록했다.

회계연도 기준으로 최근 10년을 봐도 작년과 2007년, 2008년, 2010년을 빼면 나머지는 흑자운용을 했다.

신문은 "투자위험이 높은 자산을 주축으로 연금을 운용하는 정책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본총연 니시자와 가즈히코 수석연구원은 "일본의 연금은 스웨덴 등과 달라 손실이 발생했을 때 즉각 보충하지 않는다.

장래세대에 악영향을 막는 장치를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손실 진폭이 큰 주식의 비율을 높인 것은 졸속"이라고 말했다.

도쿄 신문은 해설을 통해 "국민의 노후를 보장하는 연금은 안전을 가장 중시해야 하지만, 국민에 대한 운용 리스크의 설명이 충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단기실적에 희비가 갈려서는 안 된다'고 되풀이하지만 저출산·고령화로 적립금이 줄어드는 국면에 들어가 있고, 보험료 수입으로 부족한 연금 급부를 보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GPIF는 적립금이 손실발생으로 감소해도 현재 수급자에 대한 급부에 바로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시장 호전으로 손실을 보충하지 못하면 장래 세대의 지급 조건이 악화된다.

GPIF는 연간 운용 실적을 예년에는 7월 전반에 공표했지만, 올해는 7월 29일에 발표한다.

이에 대해 야당들은 "발표를 반 달 늦추는 것은 7월 중순께 치러질 참의원선거에 대한 영향을 우려한 것이 아닌가"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연금의 주인인 국민에게 정보공개를 철저히 하고, 의견을 들어 운용방침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prin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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