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 정상들이 '이슬람국가'(IS) 등 테러리스트들이 드론을 이용해 서구 도시들에 방사성 물질을 뿌리는 이른바 '더티 밤'(dirty bomb) 테러 위험을 경고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에서 IS나 다른 테러리스트들이 핵물질을 담은 폭탄을 확보하는 것이 "세계가 직면한 가장 위험한 위협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어 IS는 이미 화학무기를 쓴 바 있고, 알카에다도 오랫동안 핵물질을 추구해왔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만약 이들 미치광이가 핵무기나 핵물질을 갖게 된다면 살상을 극대화하려고 그것을 틀림없이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핵안보정상회의 참석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기자들에게 "테러리스트들이 핵물질을 보유한다는 생각은 매우 무서운 전망이지만 벨기에 테러를 보면 이는 아주 현실적인 위협"이라고 말했다.

캐머런은 "테러리스트들은 손에 쥘 수 있는 어떤 물질이라도 이용해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살해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 미국 측은 방사성 물질이 의료 시설에서 내부자에 의해 빼돌려져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이른바 '다크 웹'을 통해 테러리스트들에게 팔리는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드론은 온라인에서 쉽게 살 수 있다.

미국의 특공대가 방사성 물질 폭발물을 확보해 무력화하는 훈련을 받고 있다는 사실도 이날 회의를 통해 알려졌다.

유럽에서는 벨기에 브뤼셀 테러범들이 테러에 앞서 지난해 벨기에 핵프로그램 연구 책임자의 집을 10시간가량 몰래 촬영한 사실이 드러난 뒤 민간 핵시설에 대한 경계가 강화됐다.

영국 정부 대테러 전략은 3D 프린팅 출현을 포함해 기술 진보가 테러리스트들의 방사성 또는 화학무기 확보를 막는 데 새로운 어려움으로 보태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캐머런 총리는 영국이 무장 경찰 1천명 이상을 늘리고 여러 도시에 대테러 부대를 배치하겠다고 이번 핵안보정상회의 기간에 밝혔다.

마이클 팰런 영국 국방장관은 전날 새로운 사이버보안센터에 4천만 파운드(약 660억원) 이상이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런던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황정우 특파원 kimy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