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문가, 韓美日 3각 동맹 등장도 핵심 우려 요인

한국에 대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가 한미중 3국 간에 핫이슈로 등장한 가운데 중국은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에 의해 포위되는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 외교협회(CFR)의 박성태 연구원은 30일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기고를 통해 중국이 사드의 한국 배치를 강력 반대하는 것은 중국의 핵전력이 미쳐 미국 수준에 도달하기 전에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에 포위되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미국이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통해 중국에 대한 견제 노력을 일층 강화하는 한편 중국을 지역의 안보위협 요인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미국의 한반도 사드 배치 추진에 다른 동기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박 연구원은 지적했다.

곧 지역에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해 중국을 견제하고 이를 통해 한미일 3각 동맹을 결성할 목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한미일 3각 군사동맹이 등장할 경우 이는 역사적으로 한반도를 중시해온 중국에 전략상의 퇴보가 될 수밖에 없으며, 중국은 그동안 소원한 한일관계와 상대적으로 긴밀해진 한중 관계를 이용해 이 같은 동맹의 등장을 예방하려 해왔다고 박 연구원은 지적했다.

중국은 또 한국에 대한 사드 배치가 일본에서 대만, 인도를 연결하는 미사일 방어망으로 중국을 둘러싸려는 미국 측 계획의 한 단계로 우려하고 있으며, 당장은 그 유용성에 논란이 일 수 있으나 중국은 미국의 기술 향상 능력을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곧 미사일 방어망이 당장은 중국을 겨냥하지 않더라도 기술 향상에 따라 당초 목표인 북한 외 다른 나라로 방향이 쉽게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사드에 대한 미국의 해명을 불신하는 중국은 아시아 지역 미사일 방어망이 자국을 겨냥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사드의 X 밴드 레이더는 용도 설정에 따라 중국 내륙 깊숙이 도달할 수 있다는 게 중국 측 주장이다.

이는 미국 측에 추가적인 경보 시간과 개선된 탐지 능력을 허용함으로써 중국 측 핵 억지 능력의 신뢰성을 손상할 것으로 중국 측은 우려하고 있다.

결국, 미사일 방어망은 중국의 미사일 공격 능력을 저하해 분쟁 시 미국의 중국에 대한 위협을 용이하게 하는 등 전술적 방어 시스템이 전략적 공격 용도로 전환될 것이라는 게 중국 측 우려이다.

박 연구원은 사드에 대한 중국 측 반대는 이해할만하나 아직 정당화될 수 없다면서 중국은 한국의 주권적 결정에 간여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이 한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 저지에 소극적인 상황에서 더욱 그러하다면서 중국의 대북정책이 한국의 사드 배치 추진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은 자체적으로 전략 탄도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하고 있어 미국을 비난할 수 없다면서 남중국해 분쟁에서 나타나듯 중국은 자국 안보이익 보호에는 열심이면서 타국의 우려 사안은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yj378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