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섬나라 코모로에서 가짜 여권을 들고 홀로 프랑스에 도착한 8살 꼬마가 열흘째 공항에 억류돼 아동인권 활동가들이 반발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이 소년은 나은 삶을 살기를 바란 엄마가 비행기에 태워 보냈으며 프랑스에 사는 친척들에게 가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기 몸집 크기의 가방을 멘 소년은 지난 21일 프랑스 샤를 드골 공항에서 사촌의 이름으로 만든 가짜 프랑스 여권이 적발돼 불법 입국을 시도한 혐의로 공항 대기소에 구금됐다.

프랑스 법원은 소년의 안전을 위해 코모로에 돌아갈 때까지 대기소에 머물러야 한다고 판결했다.

반면 아동보호 변호사인 타크린 다우는 "어린이를 공항 대기소에 가두는 것은 프랑스 정부가 비준한 국제 어린이 보호 조약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어린아이가 성인처럼 갇혀 있는 것은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다른 어린이기구 관계자도 "8살짜리 소년을 감금한 타당한 이유가 없고 보호를 위해서라는 것은 더욱 말이 안 된다"며 "그런 장소에서 어린이 보호가 있을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프랑스 내무부는 이날 소년의 어머니가 아이를 돌려보내 달라고 요청해 아이를 코모로로 데려갈 동행자를 찾고 있지만, 부활절 연휴가 겹쳐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내무부는 또 소년은 적십자 직원과 함께 있으며 부당한 처우를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mi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