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을 밟은 사람은 모르지만 밟힌 사람은 기억합니다.위안부 문제는 부끄러운 일입니다."

일본이 숨기고 싶은 역사를 끄집어내고 있는 일본의 한 전직 교사가 다시 한 번 소신 있는 역사관을 밝혔다.

요코하마중학교 퇴직 교사인 스즈키 히토시(62)씨는 30일 전북 전주시 근영중학교 교단에서 올곧은 말을 쏟아냈다.

스즈키씨가 한국을 찾아 자신의 소신을 밝혀 온 지 올해로 12년째.
그는 일본인으로서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역사관을 지키며 한·일 양국 간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열린 '제12차 한·일 공동 평화수업'에서도 스즈키씨는 영화 '귀향'에 대한 소감에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언니야 집에 가자'라는 주인공 정민의 대사를 들을 때마다 눈물을 훔쳤다"며 "발을 밟은 사람은 모르지만 밝힌 사람은 아픔을 오래 기억한다"고 말했다.

수십 명의 근영중학교 학생 앞에 선 스즈키씨의 어조는 어눌하지만 힘이 있었다.

이어 그는 "어떠한 순간에도 인권은 침해받아서는 안 된다"며 "인권이 절대 침해받지 않는 사회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한일역사 평화수업은 2003년 일본 동경 역사심포지엄에서 한국 측 발제자였던 조은경(근영중·한·중·일 평화회의 교사위원) 교사가 스즈키 히토시 교사와 인연을 맺으면서 2005년에 시작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d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