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벨기에에서 체포된 파리 테러 주범 살라 압데슬람(26)이 지난해 파리 테러 총책은 자신이 아니며 테러범 이송 등만 담당했다고 주장했다.

압데슬람은 130명의 사망자를 낸 지난해 11월 13일 파리 테러 책임자로 경찰 체포과정에서 숨진 압델하미드 아바우드를 지목했다고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가 26일 보도했다.

르몽드는 자사가 입수한 압데슬람의 경찰 조서에 이같이 적혀 있었다고 밝혔다.

압데슬람은 "(친형인) 브라힘이 '아바우드가 테러를 지휘한다'고 말했다"면서"테러 자금이 필요할 때마다 브라힘이 돈을 줬다"고 벨기에 경찰에 진술했다.

브라힘은 파리 테러 때 자폭해 숨졌다.

압데슬람은 또 자신은 파리 테러 이틀 전 아바우드를 한 차례 만난 것이 전부라고 덧붙였다.

파리 테러 당시 자신의 역할과 관련해 압데슬람은 "나는 차와 호텔을 빌렸다"고 말했다.

그는 테러범들을 위해 파리 호텔을 빌린 것을 비롯해 파리 인근 국립축구경기장 스타드 드 프랑스에 테러범들을 태워줬다.

압데슬람은 "나도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자폭할 계획이었으나 막판에 물러섰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벨기에 검찰은 이 보도 내용이 사실인지 확인을 거부했다.

압데슬람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파리 테러 주범 가운데 유일한 생존자로 테러 4개월여 만인 지난 18일 벨기에 몰렌베이크 구역에서 경찰에 생포됐다.

그가 체포된 지 나흘만인 22일 IS는 브뤼셀 공항과 지하철역에서 또 폭탄 테러를 저질렀다.

압데슬람은 체포 직후에는 수사당국에 협조하는 듯했으나 브뤼셀 테러가 발생한 이후부터는 입을 다물었다고 쿤 헤인스 벨기에 법무장관이 밝혔다.

헤인스 장관은 벨기에 의회에서 "압데슬람이 공항과 지하철역 테러 이후에 더는 말하기를 거부하고 있다고 연방 검찰이 보고했다"고 말했다.

벨기에 수사당국이 압데슬람을 체포해 놓고도 불과 1∼2시간만 조사해 브뤼셀 테러를 예방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압데슬람은 애초 프랑스에서 조사받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송환을 거부했으나 최근에는 태도를 바꿔 "가능한 한 이른 시간에 프랑스로 가 내 입장을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파리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sungjin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