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대비 집값 부담, 서울이 밴쿠버·샌프란시스코보다 커

세계 주요국 주택 가격이 지난 10년간 평균 50% 가까이 치솟으면서 독립과 결혼을 앞둔 각국 젊은이들이 살 집을 찾지 못하고 있다.

24일 국제결제은행(BIS)의 부동산 가격 지수를 분석한 결과 주요국 22개국의 주택 가격은 최근 10년 동안 평균 48.4% 상승했다.

이 가운데 가장 상승 폭이 큰 국가는 홍콩이었다.

홍콩의 주택 가격 지수는 2005년 3분기 93.4(1999년=100 기준)에서 지난해 3분기 305.0으로, 10년 만에 226.6% 상승했다.

만약 2005년 홍콩에서 집 한 채 가격이 3억원이었다면 불과 10년 만에 10억원으로 뛴 셈이다.

스웨덴과 노르웨이, 영국 등 유럽 국가의 집값도 가파르게 올랐다.

같은 기간 스웨덴 주택지수는 91.8%, 노르웨이는 82.6% 뛰어올랐다.

영국의 집값은 42.2%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영국의 상승세는 최근에 두드러졌다.

영국통계청에 따르면 올 1월 런던 집값 평균은 55만1천 파운드(약 9억원), 한 달 상승분은 2천500만원에 달했다.

다만 미국의 경우 지난해 3분기 집값이 10년 전보다 오히려 4.7% 낮았다.

2008∼2009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집값 폭락 사태를 겪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의 주택가격은 같은 기간 39.2% 올랐다.

특히 2030 세대의 부모 세대가 주택을 사던 시기인 1986년과 비교하면 무려 364.8%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은 뜀박질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소득은 게걸음을 하면서 집값 부담이 한층 커졌다.

도시·국가 비교 통계 사이트 넘베오의 '부동산 가격 지수 2016'에 따르면 세계 102개국 가운데 연봉을 10년 이상 모아야 집 한 채를 살 수 있는 국가의 수는 59곳이었다.

집값 상승 폭도 가장 크고 주거비 부담도 큰 홍콩의 경우 가구 가처분 소득 대비 집값 배율이 37.57에 달했다.

젊은 세대가 직장에 들어가서 은퇴할 때까지 꼬박 30년 넘게 일해야 겨우 자기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뜻이다.

중국은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이 24.98로 6번째로 집값 부담이 큰 국가로 꼽혔고 싱가포르는 9위(23.17), 일본이 13위(20.17)이었다.

한국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은 14.87로 102개국 가운데 32위였다.

한국에서도 주거난이 가장 심각한 서울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은 16.64로, 조사 대상 259개 도시 가운데 44위였다.

하노이(35.58), 런던(33.51), 상하이(30.23), 뉴욕(21.60)보다는 상황이 낫지만, 샌프란시스코(13.70), 밴쿠버(11.32)보다도 집을 사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합뉴스) 윤영숙 김경윤 기자 heev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