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위안화 가치가 5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중국 기업들의 외환 헤지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8월 중국 당국의 갑작스러운 위안화 절하 조치로 중국 기업들의 손실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금융 서비스 업체인 KVB 쿤룬 글로벌 캐피털은 자사를 포함해 중국 기업들의 위안화 헤지 수요가 매우 증가했다고 전했다.

KVB 쿤룬의 데이비드 정 글로벌 외환딜러는 "많은 중국 기업들이 지난 8월 갑작스러운 위안화 절하 충격으로 피를 흘리고 있다"며 "위안화 가치의 반등에도 이제는 기업들이 전과 달리 위안화가 한 방향이 아닌 양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믿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위안화의 추가 약세 우려에 올해 외환 헤지 수요가 작년의 두 배로 증가할 것이라며 이미 자사의 1~2월 헤지 수요가 전년보다 50%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는 2개월간 증가 폭으로는 역대 최고치다.

기업들은 KVB 쿤룬 글로벌 캐피털 이외에도 BNP파리바, 항셍은행 등과 같은 은행들로 몰려들고 있다.

위안화 가치는 작년 8월 당국의 갑작스러운 위안화 절하 조치에 미 달러화에 대해 작년에만 4.4% 하락했다.

중국 기업들은 그동안 오랜 위안화 강세로 외환 거래 시 헤지를 거의 하지 않았다.

위안화 가치가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년 위안화 가치가 예상과 달리 크게 하락해 기업들의 손실이 커지자 중국 기업들이 앞다퉈 헤지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개발업체 컨트리 가든 홀딩스(Coutry Garden Holdings)는 작년 금융거래에서 총 16억4천만 위안 규모의 환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상하이의 서안부동산(瑞安房地産ㆍShui On Land)의 작년 순이익은 위안화 절하에 거의 반 토막이 났다.

지난 2월 광둥성 소재 아거락부동산(雅居樂地産ㆍAgile Property Holdings)도 작년 순이익이 대규모 환 손실로 70%가량 줄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달 녹지홍콩(綠地香港ㆍGreenland Hong Kong)은 위안화 헤지를 위해 1억 달러 규모의 선물환계약을 체결했다.

중마부동산(中駿置業ㆍChina SCE Property Holdings) 관계자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향후 환헤지를 위해 은행들을 접촉하고 있으며 "적절한 시기에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홍콩에 소재한 BNP파리바의 프랭크 퀑 아시아ㆍ태평양 담당 부장은 "올해 환헤지 관련 업무가 크게 늘었다"라며 "주로 달러-위안에 대한 헤지 업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기업들이 위안화 변동성과 미래의 잠재적인 위안화 절하 압박에 외환 헤지를 더 하고 싶어한다"면서 "일부 기업들은 달러화 채권을 조기 상환함으로써 외환 헤지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올해 들어 20억 달러 규모의 해외 채권을 조기 상환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의 2천600만 달러와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그만큼 달러화 가치가 더 오르기 전에 빚을 갚아 외환 변동성에 따른 부담을 줄이겠다는 얘기다.

홍콩에 있는 항셍은행의 앤드루 펑 글로벌 은행ㆍ시장 담당 부장은 "올해 우리 은행의 외환 헤지 수요가 늘었으며 주로 현물, 단순한 선물환, 이종 통화간 스와프 거래 등을 통해 이뤄진다"고 말했다.

중국 은행 홍콩 지점도 외환을 헤지하려는 고객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영숙 기자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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