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한 노부부가 12년간 사막에 200만 그루에 이르는 나무를 심어온 사연이 알려지면서 뭉클한 감동을 주고 있다.

19일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 인터넷판인 환구망 등에 따르면, 이제팡(易解放·여·67) 씨 부부는 지난 2004년부터 네이멍구(內蒙古) 사막화 지역에서 나무심기 사업을 해오고 있다.

부부는 이미 쿠룬치커얼친 사막에 110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1만무(畝·6.6㎢)에 이르는 산림을 조성했고, 지금은 아라산 사막에 1만3천무(8.6㎢)의 산림을 조성하고 있다.

부부가 전 재산과 여생을 나무심기에 바친 데에는 아픈 사연이 가로놓여 있다.

개혁개방 후 일본에서 생활하기 시작한 부부는 한때 아무 걱정거리가 없었다.

남편은 도쿄에서 전통 중의원을 운영했고, 독자인 양루이저(楊睿哲)는 똘똘한 대학생이었다.

그러나 2000년 5월, 두 부부는 아들을 교통사고로 허망하게 떠나보내야 했다.

삶의 의지와 희망도 무너졌다.

절망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던 이 씨는 문득 "사막에 가 나무를 심고 싶다"던 아들의 생전 소망이 떠올렸다.

인생의 새로운 목표가 정해진 순간이었다.

뜻을 합친 부부는 즉시 자산을 처분한 돈과 아들의 생명보험금 및 사고배상금을 가지고 '녹색생명'이라는 공익단체를 만들었다.

네이멍구 지역 지방정부와 10년간에 걸쳐 대규모 산림을 조성한다는 계약도 체결했다.

20년 뒤 무상으로 현지 당국과 농민들에게 돌려준다는 것이 '조건'이었다.

계약서에는 두 부부 외에도 다른 한 사람의 이름이 추가됐다.

아들 양루이저다.

이 씨는 "우리는 세상을 떠나면서 한 푼의 돈도 가지고 갈 수 없다"며 "그러나 만약 그 돈이 나무로 변한다면, 그들은 영원히 이 세상에 남아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들의 뜻이 영원히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부부의 마음이라고 중국언론들은 전했다.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j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