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선진국 진출 목표로 日기술력 '눈독'…일본서 위기감 확산

샤프, 도시바(백색가전 부문) 등 굴지의 일본 가전업체들이 최근 잇달아 중국계 기업에 넘어가게 된 것은 결국 '가격 경쟁력'에서 밀린 탓이라고 일본 언론은 지적했다.

대만 폭스콘, 중국 메이디(美的)와 각각 막바지 매각 협상을 진행중인 샤프, 도시바 뿐이 아니다.

이미 NEC는 중국 레노보(聯想) 그룹과 컴퓨터 사업을 통합하며 주도권을 넘겼고, 파나소닉은 산요(三洋)전기로부터 인수한 백색 가전 사업을 중국 하이얼 그룹에 매각했다.

1980∼90년대 세계를 호령했던 일본 가전 메이커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대만 기업들의 공세에 버티지 못한 채 승산있는 분야로의 '선택과 집중'을 위해 백색가전을 정리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교도통신은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 최근 시장을 주도하는 전자기기 상품은 부품을 모아 조립하는 방식이 주류"라며 "기술력의 차이를 발휘하기 쉽지 않아 인건비가 저렴한 신흥국 기업이 유리해지면서 일본 기업의 실적은 악화했다"고 진단했다.

이런 일본의 '대어'들을 사들이는 중국계 기업들은 선진국 시장 진출을 목표로 일본의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를 노린다.

이제까지 중국계 메이커들은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신흥국 시장에서 세를 키워왔지만 신흥국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자 선진국 진출을 목표로 일본 기업의 기술력 등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16일자 마이니치 신문의 취재에 응한 일본 전자기기 업계 애널리스트는 "일본 업체의 냉장고의 대용량화 기술 등과, 선진국을 중심으로 세계 시장에서 성공한 브랜드 파워는 (중국 등) 아시아계 메이커가 가장 원하는 부분"이라고 분석한다.

이런 실정에 대해 일본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기술 유출 우려 뿐 아니라 향후 사물끼리 인터넷으로 연결돼 정보를 주고받는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본격 도래함으로써 가전 제품의 세계적인 '물갈이'가 이뤄질 때 정작 일본에는 백색 가전 기업이 남아있지 않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 때문에 일본 경제산업성 소속의 민관 합동 펀드인 산업혁신기구가 샤프, 도시바 등 대기업의 가전사업을 통합해 '일본 연합군'을 만들려 했지만 결국 중국 기업들의 자금 공세를 이기지 못했다.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jhcho@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