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노려 해변·호텔서 총격…테러범 6명도 사살

아프리카 서부 코트디부아르의 해변 휴양지에서 13일(현지시간) 알카에다 소속으로 추정되는 무장 괴한들이 총격 테러를 벌여 최소 22명이 사망했다고 AFP·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날 총격은 코트디부아르의 경제 수도 아비장에서 동쪽으로 40㎞ 떨어진 그랑바상의 해변 리조트 내 대형 호텔인 레투알 뒤 쉬드 등 호텔 3곳과 해변에서 발생했다.

한 목격자는 AFP에 "중무장을 하고 복면을 쓴 괴한들이 호텔 투숙객들에게 총을 쐈다"며 "당시 호텔은 폭염을 피하려는 외국인들로 가득 차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괴한 중 한 명이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는 뜻의 아랍어)라고 외쳤다"고 전했다.

사건 직후 현장을 찾은 알라산 우아타라 코트디부아르 대통령은 "인명 피해가 크다"며 "테러범들이 민간인 14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특수부대원 2명을 잃었다"고 말했다.

우아타라 대통령은 현장에서 6명의 테러범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이후 코트디부아르 경찰은 사망자가 최소 22명이라고 밝혔으며, 중상자를 포함해 부상자가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비장에 있는 트레슈빌대학병원의 한 관계자는 dpa통신에 "20명 넘는 중상자가 이곳으로 구급차에 실려왔다"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한 그랑바상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도시로, 서양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사상자 중 외국인은 유럽인 4명을 포함해 여러 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정부는 자국인 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고, 미국 국무부는 자국민의 피해가 보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하메드 바카요코 코트디부아르 내무장관은 외국인 사망자의 국적이 프랑스, 독일, 부르키나파소, 말리, 카메룬이라고 말했다.

사건 후 알카에다 북아프리카지부(AQIM)가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다.

테러감시단체 SITE에 따르면 AQIM은 이날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3명의 영웅이 리조트를 습격했다"고 주장했다.

AQIM은 최근 서아프리카 각국의 고급 호텔 등에서 외국인을 겨냥한 테러를 일삼고 있다.

지난 1월 부르키나파소 수도 와가두구의 고급 호텔과 카페에서 총격과 인질극을 벌여 30명을 살해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말리 수도 바마코의 고급 호텔 인질극으로 20명을 숨지게 했다.

두 사건 이후 코트디부아르는 유력한 다음 테러 장소로 꼽혀왔다.

AQIM 전문가인 레민 울드 M. 살렘은 AP에 "아프리카 내 '프랑스의 창'을 대표하는 코트디부아르의 아비장과 세네갈의 다카르가 테러단체의 다음 목표가 될 것이라고 늘 얘기해왔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mih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