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정부 등 곳곳 추모행사…원전 재가동은 변함없이 추진

동일본대지진 발생 5주년인 11일 일본 각지에서 희생자 추모 행사가 열린다.

일본 정부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등 정부 인사와 오시마 다다모리(大島理森) 중의원 의장, 야마자키 마사아키(山崎正昭) 참의원 의장, 아키히토(明仁) 일왕 부부, 희생자 유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2시 30분부터 도쿄 국립극장에서 동일본대지진 5주년 추도식을 개최한다.

지진 발생 시각인 오후 2시46분부터 1분 동안 묵념하고 아베 총리와 아키히토 일왕 등이 추도사를 낭독한다.

일본 정부는 추도식 후 국립극장을 일반에 개방해 헌화(獻花)할 수 있도록 한다.

동일본대지진 때 쓰나미(지진 해일) 등으로 피해가 특히 컸던 미야기(宮城), 후쿠시마(福島), 이와테(岩手) 등 도호쿠(東北)지방 3개 현(縣)에서도 추모 행사가 열린다.

미야기현에서는 미야기노(宮城野)체육관 등 13곳에서 추도식 또는 위령제가 열리며 현청사 등 3곳에 헌화대가 설치된다.

후쿠시마현은 현 문화센터에서, 이와테현에서는 구지(久慈)시 문화회관에서 각각 추도식을 연다.

앞서 일본 정부는 공공 기관, 학교, 기업 등이 조기를 달게 하고 국민이 오후 2시 46분 묵념에 동참하도록 호소하기로 했다.

아베 총리는 전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향후 5년을 부흥·창생 기간으로 규정하고, 충분한 재원을 확보해 재해지의 자립을 지원할 것"이라며 피해 극복을 위한 아낌없는 지원을 강조했다.

그러나 "원자력규제위원회가 과학적·기술적 심사를 해서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수준의 새 기준에 적합하다고 판단한 원전만 해당 지역의 이해를 얻어가며 재가동을 추진한다는 일관된 방침에 변함이 없다"며 원전 재가동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동일본대지진은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일본 미야기현 산리쿠(三陸)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9.0의 강력한 지진이다.

이 지진으로 미야기현 구리하라(栗原)시에서 최대 진도 7의 흔들림이 관측되고 도쿄 일부 지역의 진도가 5를 웃도는 등 일본 본토에 강한 진동이 전해졌다.

또 태평양에서 해일이 발생해 후쿠시마 제1원전을 포함한 도호쿠 지역 해안을 대거 침수시켰다.

후쿠시마 제1원전은 이때 전원 공급이 중단돼 냉각 기능이 마비됐다.

이에 따라 핵 연료가 녹고 수소 폭발이 발생했으며 방사성 물질이 대거 유출되는 등 사태가 최악의 원전사고로 이어졌다.

동일본대지진은 일본 경찰청 집계로 1만5천894명의 사망자와 2천561명의 실종자(이상 10일 기준)를 발생시켰다.

지진 피해 때문에 17만4천471명(부흥청 집계, 2월 12일 기준)이 전국 각지에서 여전히 피난 생활을 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