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수치 운전기사 지내…"충성심 깊고 자기중심적이지 않은 인물" 평가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차기 대통령 후보로 선택한 틴 쩌(70)는 수치와 NLD에 대한 충성심이 깊은 최측근 인사로 알려졌다.

군부가 만든 헌법규정 때문에 당장 대통령이 될 수 없는 수치를 대신해 수치의 의중에 따라 정부를 이끌 적임자로 발탁된 것이다.

전면에 나서지 않는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으로, 이번 대선 국면 이전에는 미얀마 국민에게조차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이다.

1946년 양곤 태생으로 수치보다 1살이 적다.

수치와 같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양곤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수치가 수학한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도 경제학으로 학위를 받았다.

대학 교수로 재직하기도 했으며 1970년대 말까지는 정부 부처에서도 일했다.

그의 집안도 수치의 NLD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끈끈한 인연을 맺어왔다.

미얀마의 유명 작가이자 '국민 시인'으로 통하는 그의 아버지 민 투운은 1990년 총선에서 NLD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고 입각설도 있었지만, 군부가 총선을 무효화하면서 실제 의정활동은 하지 못했다.

틴 쩌의 장인인 르윈은 수치와 함께 NLD를 결성한 창당 멤버로 사무총장과 회계책임자 등 주요 직책을 역임했다.

틴 쩌의 부인인 수 수 르윈 역시 2012년 보궐선거에서 NLD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고, 지난해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해 현재 하원 외교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러한 인연 등으로 그는 줄곧 수치의 핵심 측근이었으며, 수치의 가택연금 해제 후에는 잠시 그의 운전기사 역할도 했을 정도로 '수치의 오른팔'로 꼽힌다.

현재는 수치 어머니의 이름을 딴 보건·교육 분야 자선단체인 '킨 치 재단'(Khin Kyi Foundation)에서 고위간부를 맡고 있다.

인품면에서도 정직하고 신뢰할 만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에는 시인인 아버지에 대한 책을 쓰기도 했다.

틴 쩌 지명에 대한 미얀마 안팎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미얀마의 정치 분석가인 탄 민트 우는 틴 쩌 지명 이후 자신의 트위터에 "훌륭한 선택"이라며, 틴 쩌를 "의심할 여지 없이 진실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한 시민도 현지 언론 홈페이지에 "오랫동안 학식 있는 대통령을 기다려왔다.

틴 쩌와 수치가 이 나라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쓰는 등 온라인의 반응도 좋은 편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무엇보다 수치가 '대통령 위의 지도자'가 될 것임을 공언한 만큼 수치의 뜻에 따라 국정을 운영할 충실하고 믿을 만한 '대리인'이라는 점이 틴 쩌가 선택을 받은 요인으로 꼽힌다.

NLD 자문 역할을 했던 션 터널 호주 맥쿼리대 교수는 블룸버그에 "틴 쩌는 매우 진실하고, 용기와 지혜를 갖춘 인물"이라며 특히 "그는 전혀 자기중심적이지 않으며(he has zero ego) 조국을 사랑한다"고 평가했다.

수치가 틴 쩌를 통해 어떻게 수렴청정을 펼지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그가 외무장관의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고 AFP는 보도했다.

다만 미얀마 정치 체계 하에서는 장관직을 맡을 경우 NLD 당수 역할은 할 수 없게 된다.

(네피도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