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카이 거대지진 발생하면 태평양 연안 큰 쓰나미…방조제 건설
200∼300년에 한번 수도권 대지진 가능성…2020년까지 주택 95% 내진

"쓰나미로 약 1천㎢ 침수, 32만3천명 사망."
일본에 규모 9.1의 난카이(南海) 해구 거대지진이 발생했을 때 예상되는 피해 규모다.

동일본대지진 5년 주년을 맞은 일본 정부와 각 지자체 등은 난카이 거대지진처럼 더 큰 피해가 예상되는 강한 지진에 대비하느라 분주하다.

난카이 거대지진은 일본 시코쿠(四國) 남쪽 해저에서부터 태평양에 접한 시즈오카(靜岡)현 앞바다까지 약 750㎞에 걸쳐 있는 해구에서 발생할 우려가 있는 거대 지진이다.

이 지진은 30년 내에 발생할 확률이 약 70% 선으로 추산되며 수도권에서 규슈(九州)에 이르기까지 태평양 연안을 따라 거대한 쓰나미(지진 해일)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후 일본 각지에서는 쓰나미에 대비한 방조제 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동일본대지진 때 쓰나미의 직격탄을 맞은 후쿠시마(福島)·미야기(宮城)·이와테(岩手) 등 도호쿠(東北) 지역 3개 현(縣)의 해안에는 합계 294㎞ 길의 방조제가 설치돼 있었다.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의 쓰나미에 방조제가 기대했던 역할을 충분히 못 했다는 평가에 따라 594곳에서 합계 약 395㎞의 방조제를 갖추는 계획이 추진 중이다.

수도권과 서부 해안에서는 방조제가 지진에 견딜 수 있게 보강하거나 둑을 더 높이 쌓는 작업을 하고 있다.

지역에 따라 공사 추진 상황이나 둑의 높이, 공사 진행률에 차이가 있으며 어디를 먼저 할 것인지를 두고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방조제가 쓰나미 피해를 완전히 막지는 못한다.

수십 년에서 백수십 년에 한번 발생하는 'L1' 쓰나미는 방조제로 막을 수 있다고 보지만 이를 뛰어넘는 'L2' 쓰나미는 방조제로 피해를 줄일 뿐이다.

L2의 경우 쓰나미가 결국 둑을 넘어 육지로 밀려들기 때문이다.

방조제의 역할은 쓰나미의 위력을 약화시키거나 시간을 벌어 주민이 대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방조제 외에도 쓰나미를 피하는 탑이나 인공 고지대 등 피해를 줄이는 방안이 여러 가지 추진되고 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의 조사에 따르면 난카이 거대지진 때 쓰나미 피해가 예상되는 7개 광역자치단체에서 약 230개의 피난 탑이나 고지대를 마련했다.

이는 동일본대지진 발생 전과 비교하면 5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보육원 등의 공공시설을 높은 지대로 옮기는 지방자치단체도 많다.

일본의 각 기관은 도쿄 등 수도권의 발밑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른바 '수도 직하(首都直下) 지진'도 대비 중이다.

도쿄를 포함한 수도권은 약 200∼300년에 한 번씩 간토(關東)대지진(1923년, 규모 7.9)급의 지진이 강타할 것으로 관측된다.

수도 직하 지진이 발생하면 건물 붕괴와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며 피해를 줄이는 핵심은 건물은 튼튼하게 짓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2008년에 79% 수준이던 주택의 내진(耐震) 비율을 2020년까지 95%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하지만, 국토교통성이 작년에 집계한 2013년의 주택 내진 비율은 82%에 그쳤다.

건물 개축이나 보수 비용 부담 때문에 좀처럼 빠르게 진행되지는 않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