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으로 지난해 대대적인 손실을 낸 영국 에너지업체 BP가 최고경영자(CEO)의 연봉만 대폭 올려준 것으로 7일 확인됐다.

BP의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밥 더들리 CEO의 지난해 연봉이 1천960만 달러(약 235억원)로 전년보다 20% 인상됐다고 미국CNBC방송 등이 보도했다.

항목별로는 현금 보너스가 전년도 100만 달러에서 140만 달러로 인상됐고, 퇴직 연금도 650만 달러로 전년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다만 기본급여는 180만 달러로 전년과 동일했다.

액수로만 따지면 더들리 CEO의 연봉은 경쟁사인 엑손 모빌이나 셰브런 CEO 연봉에 비해 한참 적다.

하지만 BP가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면서 내년까지 직원을 7천명 감원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는 점이 논란을 일으켰다.

BP는 유가 하락으로 지난해 52억 달러의 손실을 봤으며 내년까지 탐사·생산 부문에서 4천명, 판매·지원 부문에서는 3천명을 각각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BP 측은 더들리 CEO의 연봉이 겉보기보다 많은 편이 아니라며 영국의 연금규정에 맞추다 보니 퇴직연금이 상승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heev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