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영향 과학적으로 기록·추적해야…도움 제공 용의"
'피폭 때문으로 보기 어렵다' 일본 당국 견해 놓고 논란 예상

원전 사고가 난 일본 후쿠시마(福島)현 아동 중 갑상선암 환자 비율이 통상보다 높은 이유를 제대로 규명해야 한다고 국제학회가 촉구한 사실이 7일 파악됐다.

그간 일본 당국은 후쿠시마 아동의 갑상선암 유병률(有病率, prevalence)이 높다면서도 원전 사고 때문이라고는 인정하지 않았는데 이런 해석이 적절한 것인지 논란이 예상된다.

세계 약 60개국의 연구자가 참여하는 '국제환경역학(疫學)회'(ISEE)는 일본 환경성과 후생노동성 당국자 등에게 올해 1월 22일 프랜신 레이든 ISEE 회장 명의로 서신을 보내 후쿠시마 아동의 갑상선암 유병률이 높은 것에 관해 우려를 표명했다.

최근 공개된 서신에 따르면 ISEE는 쓰다 도시히데(津田敏秀) 오카야마(岡山)대 교수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후쿠시마 아동의 갑상선암 비율이 일본 내 타 지역의 12배에 달한다며 이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ISEE는 일본 정부에게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영향을 과학적으로 기록하고 추적해야 한다며 자신들이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ISEE는 일본 정부의 답신을 원한다는 뜻을 표명했으며 같은 내용의 서신을 세계보건기구(WHO)에도 참고로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역학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가장 큰 전문가 집단인 ISEE가 일본 정부에 이런 서신을 발송한 것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갑상선암에 미친 영향에 대한 해석 논란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현민건강조사 검토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일본 당국은 후쿠시마 아동의 갑상선암 비율이 일본의 다른 지역보다 높게 나타나는 것에 관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피폭의 영향을 현단계에서 완전히 부정하기는 어렵지만, 그것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조사 결과를 분석한 다니가와 고이치(谷川攻一) 후쿠시마(福島)현립 의과대 후쿠시마 국제의료과학센터 총괄부(副)센터장은 고성능 초음파 기술을 활용해 자각 증상이 없는 아동까지 검사했기 때문에 일종의 '스크리닝 효과'이거나 '과잉 진료'로 유병률이 높게 파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 당국은 피폭 때문이 아니라고 단정하지는 않았으나 피폭의 영향을 인정하지도 않은 셈이다.

반면 쓰다 교수는 갑상선암 연간 발병률이 원전 사고 전 일본 전체의 평균 발병률과 비교하면 지나치게 높으며 이는 스크리닝 효과 등으로 설명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고 작년 가을 ISEE 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견을 제기해 왔다.

2011년 3월 원전사고 당시 후쿠시마현에 거주하던 18세 이하 아동을 상대로 시행된 갑상선암 검사에서 작년 말까지 116명이 갑상선암 확정 판정을 받았고 50명이 갑상선암에 걸렸을 것으로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sewonlee@yna.co.kr